‘비공식작전’ 하정우 “들개와 액션? 몇몇은 실제로 이성 잃기도…”[M+인터뷰①]
라마단 기간까지 겹쳤던 고된 로케이션 촬영 비하인드
들개 추격하고, 옥상을 누비던 액션 비하인드 공개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공식작전’ 하정우가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가운데 해외 로케이션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최근 하정우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과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이다.
극 중 민준 역을 맡은 하정우는 전형적이지만, 판수를 만나고 실종된 동료를 구하며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쫓기고 구르고 정말 고생길 로드를 보여주며 블랙코미디적인 재미를 선사했다. 이와 함께 개와의 추격 액션까지 선보였고, 이와 관련한 비하인드도 재치있게 풀었다.
그런 가운데 ‘비공식작전’은 모로코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수리남’ 촬영 차 도미니카에서 두 달간 보낸 뒤 바로 모로코로 넘어간 하정우는 현지에 머물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주지훈과 김치와 장조림 등 음식 배틀을 펼쳤다는 비하인드를 앞서 공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터뷰를 통해서는 당시 해외 촬영의 고충과 힘들었던 점 등도 추가적으로 공개했다.
▶ 이하 하정우와의 일문일답
A. ‘클로젯’ 이후 오랜만이다. 2020년에 개봉했고, 코로나19가 막 시작했을 때였다.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은 정상화됐다. 제작발표회를 시작으로 언론배급시사, 유료시사, 무대인사 등을 하는데 처음엔 낯설었다. ‘이런 일을 내가 오랫동안 해왔었지’ 하면서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작년에 ‘수리남’으로 비슷한 행사들을 하고 기자님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수리남’은 OTT고 이거는 진짜 영화로, 여름방학 시즌에 참으로 오랜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별한 것보다 기억이 새록새록난다는 정도.
Q. ‘비공식작전’의 시나리오를 받고 첫 느낌은 어땠나. 또 최종적으로 완성된 작품을 본 소감도 궁금하다.
A. 시나리오를 받고 실화가 주는 무거움에 그런 게 있었다. 인물들 전사에 깔리는 것도 많았다. 판수의 전사와 일상, 그 당시 레바논의 상황, 이슬람 무장 단체들의 활동이 전반부에 소개가 되고 깔려 있다 보니까 영화가 되게 무겁게 시작하는 거다. 또 실화 베이스이다 보니까. 한편으로 너무 진지한, 공무원스러운 인물이 레바논에 가서 일을 처리한다. 오재석(임형국 분) 서기관이 처음 구출됐을 때 어떤 심정이고, 어떤 고생을 해왔고, 어떤 일을 감내해왔는지에 대한 내용, 그리고 결말. 그러다 보니까 이야기가 많았다. 편집본을 3번 정도 봤다. 그간 다양한 편집본과 최종본을 봤을 때는 많이 편해졌다. 많이 심플해졌다. 좋은 의미로. 관람하기 편해졌고 또렷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A. 도미니카에서 두 달 촬영을 하고서 열흘 격리하고 짧은 시간 안에 바로 모로코에 갔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로 넘어간 거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너무 걱정을 많이 해서 그런지, 탕웨르가 아늑하더라. 지낼만 했다. 너무 최악의 상황만 생각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생각보다 쉽게 적응을 했다. 일단 촬영이 고됐기 때문에 훈련이 빡센 내무 생활이 났다고 하는데, 촬영이 고돼서 곯아떨어질 수 있었다. 초반에는 그런 걸 느낄 겨를이 없었다. 이동도 많고. 음식도, 이슬람 국가다 보니까 문화 자체가 달라서 눈치껏 행동해야한다는 것. 식당에 갔는데 술을 안파는 식당이 대부분이고, 마트에 가면 여권을 보여줘야 한다. 조그마한 와인 가게가 있는데 여권을 보여주고 술 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양하게 음식을 사 먹을 데도 없고, 제약이 많았지만 적응을 하더라. 라마단 기간이 한 달이 겹쳐서 그때는 모든 상점이 다 문을 닫고 모로코 사람들은 하루 종일 금식을 하니까, 해가 떠있는 시간 동안. 우리도 굉장히 눈치가 보이는 거다. 라마단 기간에 힘들었던 게, 현지 스태프들은 낮 시간에 물 한 모금 못 먹는거다. 우리는 물도 먹고 밥차로 점심도 먹어야 하는데 너무 눈치보이더라. 같이 뙤얕벽에서 고생했는데 한 달동안 못한다는 게.
Q.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모로코 촬영을 위해 김치를 공수했다고 하는데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A. 문서화해서 회의를 해서 미리 컨테이너를 배로 보냈다. 거기에서는 아시아마켓도 없고 한국 음식 재료 그런 것도 살 수가 없으니까 컨테이너를 두 달 전에 실어서 보냈다. 거의 식당 수준으로 간장 10L, 멸치액젓 5L 등을 준비해서 보냈다. 현지가 이슬람국가라 가공육이 없어서, 소고기 베이스인 요리들을 많이 해먹었다. 사골육수나 곰탕을 끓이고, 발표회 때 말씀드린 것처럼 장조림을 만들어 먹고. 또 계란 소고기 장조림도 해먹고. 김치도 배추를 소금만 절여서, 알맹이만 먹으면 그 국물에 재탕하는 거다. 거기는 촬영말고는 할 일이 없어서 장보고 요리하고 하는 게 낙이었다.
A. 2020년도 3월에 들어가기로 해서, 이미 프리비주얼과 모든 콘티를 봤기 때문에 그때 당시의 부담감은 먼저 느꼈고, 다시 시간이 지나서 2022년에는 그 부담감과 공포와 귀차니즘은 이제는 올 게 왔다였다. 너무 고됐고, 위험한 순간도 많이 있었다. 감독님은 신뢰가 확인되지 않고, 테스트되지 않는 걸 1초도 하지 않게 한다. 사전준비를 엄청한다. 현장에 가서는 동의된 상태에서 촬영을 하기 때문에 무술팀, 감독님을 믿고 몸을 맡길 수밖에 없다. 하루이틀 찍어서 만들어낸 게 아니라 카체이싱 같은 경우는 모로코에 있던 4개월 내내 골목들 스팟, 헌팅된 데가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도시별로 찍었기 때문에 콜렉팅하는 느낌이었다. 하나하나 부수는 느낌으로 찍어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했다. 옥상 액션신은 옥천에 오픈 세트를 지어서 촬영이 진행됐다. 그것도 거의 한 달 동안 찍은 것 같다. 10m 전진하는데 며칠, 그걸 하나하나 공들여 나가면서.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았다. 햇빛이 연결이 되냐. 작년에 국지성 호우가 많이 내려서 비도 기다렸다가 찍었다. 어느새 분위기가 모두가 다 ‘나 너무 힘들다, 빡세다’ 보다는 한 컷 한 컷 채워나가는 잔인한 재미를 느꼈다. 정말 끔찍했던 순간들이었다. 옥천에서의 옥상 장면은 매달리고 생각보다 높게 지었더라. 고소공포증 완전있다. 특화되어 있다.
Q. 들개와의 추격 액션도 인상깊었다. 들개와의 호흡도,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A. 강아지 나오는 것만 한국에서 찍었다. 제작진에서 개를 모로코로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방역 문제도 힘들었고, 제반비용이 너무 드는 거다. 개들을 데려가면 조련사도 데리고 가야 하고, 개들이 열 몇 마리가 나오기 때문에 할당된 조련사, 훈련사들이 있는데, 그러면 엄청나게 비용도 많이 든다. 그 장면을 모로코에서 어디서 찍냐도 문제였다. 밤 장면이라 여러 상황이 안돼서 그 장면은 평택에서 찍었다.
A. 호흡은 없다라고 봐야죠. (웃음) 일방적인 것 같다. 나는 도망가기 바빴고, 개들은 나를 물려고 다가오기 바빴고. 아무리 훈련이 됐다고 하지만 정말 믿을 수 없는 부분이라 훈련을 시켜봤자다. 애들을 밤을 며칠 세우게 하고 유인하고 하면, 사람도 (사람을) 물고 싶을 텐데. ‘터널’ 찍을 때 퍼그 데리고 온 업체의 실장님이 우리 드라마 개들 훈련하고 데리고 오는 팀인데, 감독님이 그런 개들을 고르셨다. 다 믹스견인 것 같다. 그중에 몇몇은 실제 들개같았다. 섞어가지고 데리고 온 게 아닌가. 그 장면을 찍을 때 공포스러웠다. 쉽게 이야기해서 한 시간 찍으면 훈련된 개들은 잘 소화할 수 있는데 몇날며칠을 찍으니 개들이 이성을 잃을 수 있다. 몇몇은 이성을 실제로 잃었었다. 보호장구 다 하고 촬영했다. 내가 차에 뛰어 들어가서 타면, 카메라 스태프들은 안 걸리는데 서있는데 개들이 그 스태프들을 물러 가기도 했다. 부상은 두꺼운 옷을 입고, 보호장비를 하고 울타리를 쳐서 해서 없었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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