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다음주 수정 경제전망 발표… 1.5% 전망치 ‘하향’ 시각 우세
올해 2월 1.8%→5월 1.5%→8월 ‘추가 하향?’
하반기 회복 키 ‘중국 리오프닝’·'반도체’ 잠잠
1.4% 제시 한은도 8월 수정 전망 하향 가능성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다음 주 수정 경제 전망을 발표한다. KDI는 그간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경제 전망을 내다가, 올해부터 수정 경제 전망을 2·8월 추가로 발표하기로 했다. KDI가 3개월 전 내다본 경제성장률 전망치 1.5%보다 더 어두운 진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현재 KDI의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 중 가장 높은 편이다. 당초 하반기를 살릴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나 민간 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라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KDI는 오는 10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내수·수출·물가·고용 등 현황을 고려해 하반기 성장률(종전 2.1%)에 대한 수정 전망치를 내놓고, 이어 지난 5월 각각 1.5%와 2.3%로 제시했던 올해와 내년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제시할 예정이다.
◇ 석달 전 KDI 전망, IMF·ADB·정부·한은보다 高
현재 국내외 주요 기관이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 중 KDI의 전망치는 높은 편이다. KDI와 동일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6월)가 1.5%를 제시했고, 우리 정부(7월)와 한국은행(5월)이 1.4%를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ADB는 1.3%로, IMF는 1.4%로 각각 낮춰 잡았다. 특히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3%로 높여 잡는 등 대부분 국가에 대해 전망치를 올리면서 한국과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단 3개국에 대해서만 성장률을 낮춰 잡아 주목됐다.
실제로 우리 경제 상황이 하반기 들어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하향 조정 논리에 힘을 싣는다. 5월 상반기 경제전망 당시 KDI는 상반기와 하반기 성장률을 각각 0.9%와 2.1%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영향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민간 소비는 여행수요 증가로 올해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의 근거를 설명했다.
◇ 반도체·中 수출 부진에 하반기 2% 성장 장담 못해
KDI의 상반기 전망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그러나 하반기 2%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려면 지난달부터라도 경기 반전 분위기가 감지돼야 했는데, 여기엔 ‘물음표’가 붙는다. 우선 7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수출은 전년 대비 16.5% 감소한 50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하반기 회복을 기대했던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은 되레 부진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단가 하락 여파로 지난해 대비 33.6% 줄었다. 중국 수출도 25.1%나 감소했다.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진단하며 “하반기 이후 IT 경기 부진이 완화하더라도 국가별 산업 구조나 경쟁력 변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수출이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상반기 그나마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민간 소비도 기대만큼 활기를 띠지 못하는 모습이다. 2분기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줄면서 전 분기 대비 0.1% 감소했다. 3분기엔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서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나, 8월부터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물가가 소비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여행수요도 국내보단 해외로 집중되는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KDI뿐 아니라 오는 24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한은마저 종전 전망치인 1.4%를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경기 회복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연간 성장률 수정 여부는 최근 통계 등을 반영해 조사국에서 8월 경제전망 때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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