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첫 대형 화공플랜트 수주' 현대엔지니어링…전후 재건도 나선다

김도엽 기자 2023. 8.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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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건설]⑬축구장 55개 규모…6월 초도 생산 돌입
PKN 올레핀 확장공사…우크라이나 재건 사업도 나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프로젝트 주간 모습(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로부터 북서쪽 460㎞ 폴리체 지역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프로젝트'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이미 초도 생산에 돌입해 기념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폴란드 역대 최대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 수주…EU 화공플랜트 첫 진출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 총 사업비 약 1조5400억원 규모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프로젝트' 사업을 수주했다. 총 면적이 축구장 약 55개를 합친 크기인 12만평에 달하며,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과 부대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수주 당시 폴란드 최대 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이라 큰 관심을 끌었다. 폴란드 최대 민간석유화학기업인 아조티(Azoty) 그룹이 발주한 사업은 완공 후 연간 40만톤의 폴리프로필렌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골자다. 내수 판매와 수출을 통해 폴란드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가 2018년 출범한 후 제1호 투자사업으로 본 사업을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설계·시공 기술력을 기반으로 최종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해외건설 팀 코리아'의 역량을 입증했다.

특히 그간 국내 건설업체는 유럽에서 교량·터널 등 토목 분야, 자동차·타이어, 전자 기업 공장이나 업무용 건물의 건설 프로젝트를 맡았으나, 플랜트 분야 선진 기업이 즐비한 유럽연합(EU)에서 대형 화공플랜트 수주로 첫 진출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추후 유럽 지역 진출 확대의 교두보가 된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시장 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이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쌓은 폴란드 정부 및 발주처와의 신뢰관계도 추가 수주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된다.

난관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력수급이 어렵고 자잿값이 폭등하는 등 불가항력적인 대외 상황으로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지 외교부 협력 요청과 함께, 현장이 속한 지역 커뮤니티와 적극 소통했으며 코로나 방역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발주처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공사 진행 상황에 맞춰 계약서를 두차례 수정하는 등 적극 협조하는 등 반응했다. 그 결과 공기 지연 없이 적기에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우수한 프로젝트 수행 및 리스크 극복 역량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프로젝트 야간 모습(현대엔지니어링 제공)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 추가 수주 성공

플랜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자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6월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영정유기업 'PKN 올렌(PKN Orlen)'으로부터 약 4조1000억원 규모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 EPC 사업을 수주했다.

폴란드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을 다시 한번 수주한 것이다.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 현장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북서쪽으로 약 120㎞ 떨어진 중부 마조프셰(Mazovia)주 푸오츠크(Plock) 지역에 위치해 있다. 푸오츠크 지역 석유화학 단지 내에서 생산된 나프타를 분해해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74만톤 규모로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지속적으로 추진한 '기본설계 연계 EPC 수주 전략'의 결실로 평가받는다. 그간 유럽 및 미국의 선진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강점으로 부각되던 기본설계(FEED·Front-End Engineering Design) 역량을 적극 강화해 유럽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앞서 지난 2020년 현대엔지니어링·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TR, 스페인) 컨소시엄은 듀얼피드(Dual FEED) 계약자로 선정돼 기본설계를 수행했다. 이후 EPC 입찰 경쟁을 거쳐 발주처로부터 기본설계 및 사업수행 역량을 인정받아 'Dual FEED & EPC 입찰' 사업에서도 경쟁 컨소시엄사를 제치고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Dual FEED & EPC 입찰은 가장 적합한 라이센서(Licensor)를 선정하는 기본설계 노하우와 프로젝트 수행 역량, 고도의 설계 역량을 요구하는 사업방식이다.

국내 플랜트 EPC 기업들이 입찰-도급-단순시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인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선진 글로벌 EPC 기업 수준을 상회하는 기본설계 수행 역량을 확보해 '플랜트 사업성 분석-기본설계(FEED)-EPC 본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영업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받는다.

◇폴란드 발판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MOU 체결 성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된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현대엔지니어링-미USNC-Grupa Azoty Police 3자간 MMR 사업협력 MOU', '현대엔지니어링-PGZ사 폴란드 건설사업 및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위한 상호 협력 MOU' 등 2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3자간 MMR 사업협력 MOU는 현대엔지니어링이 MMR 사업을 추진하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USNC사와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이 준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프로젝트 대주주인 Grupa Azoty Police 3자가 협력해 Grupa Azoty Police 사업장 내 MMR 도입을 논의하는 것으로, 폴란드 내 MMR 기술 개발 및 도입 촉진을 위한 초석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폴란드 경제사절단 참여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기반 마련에도 나섰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인도주의적 차원과 군사적인 차원 모두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선봉에 서있는 국가 중 하나인데, MOU를 통해 폴란드 국방부 산하 국영방산그룹인 PGZ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에 유리한 고지를 선제 점유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PGZ사가 보유한 폭넓은 폴란드 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모듈러 작전 기지, 캠프 공급과 관련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향후 모듈러 주택 사업 협력까지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폴란드 등 유럽지역에서 초대형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글로벌 플랜트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과 사업수행 역량을 입증했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설계 기술력과 시공 역량 등을 최대한 발휘해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준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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