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흡혈파리와 사투 벌인 구호대...캐나다 소녀는 감사 손편지
[앵커]
캐나다 산불 진화를 위해 파견됐던 대한민국 해외 긴급구호대가 한 달간의 임무를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이들은 산불현장에서 더위, 해충과 싸우면서 하루 12시간씩 사투를 벌였는데, 캐나다 국민과 지도층으로부터 큰 환대를 받았습니다.
신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산림청과 소방청 직원들이 잔불 정리작업에 한창입니다.
곡괭이로 땅을 파고 물을 뿌려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불씨를 없애는 겁니다.
우리 긴급구호대가 파견된 곳은 캐나다 퀘백주 르벨-슈흐-께비용 지역.
2차례나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산불 피해가 극심했던 지역으로, 피해 면적은 63만 헥타르, 여의도 면적의 1,400배에 달합니다.
진화작업을 시작하자마자 대원들을 괴롭힌 건 거대한 산불 외에도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와 '블랙 플라이'란 흡혈 파리의 습격이었습니다.
특히 흡혈 파리는 방충망이나 옷을 뚫고 들어가 물기도 했는데, 현장 의료지원 1,400건 가운데 70% 정도가 벌레 물림 피해일 정도였습니다.
산불진화 방식도 우리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직접 불을 끄는 게 아니라 멀리서 방어선을 구축하는 '간접진화' 방식이라 산불이 민가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나무를 베거나 미리 불을 붙여 태우는 게 주 업무였습니다.
또 낙엽층이 두껍게 쌓인 지층이라 땅을 파고 잔불을 진화해야 해 작업속도도 더뎠습니다.
[권기환 /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장 : 좀처럼 꺼지지 않는 불과 늪지대, 그리고 해충이 득실거리는 어려운 작업환경이었지만, 우리 구호대는 한 달여간 미국, 캐나다 구호대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면서 산불진화율 94%를 달성했습니다.]
캐나다 산불에 구호대를 파견한 나라는 모두 12곳.
아시아에선 우리가 유일합니다.
지역주민들은 직접 만든 빵이나 기념품을 선물하며 감사를 표현했는데, 특히 엘레나라는 어린 소녀는 한글로 쓴 감사 손편지를 들고 찾아와 대원들에게 힘을 북돋워 주기도 했습니다.
캐나다 총리도 출국하는 우리 구호대원들의 수송기를 깜짝 방문해 사의를 표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전하게 귀국하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구호대는 한국전쟁 파병국가인 미국, 캐나다 진화인력과 우리 대원들이 하나가 되어 불과의 전쟁을 함께 치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YTN 신현준입니다.
YTN 신현준 (shinh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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