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재팬·반도체난' 딛고 일어선 일본차…올해 판매량 46% 늘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인 '노노재팬'과 반도체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오랜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에서 판매된 일본차는 총 1만3242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9% 증가했다. 누적 점유율은 8.7%로 전년보다 2.7%포인트 늘었다. 렉서스의 경우 판매량이 120.2% 증가한 8038대를, 토요타는 32.4% 증가한 4600대를 기록했다. 혼다만 판매량이 크게(69%) 줄었다. 하반기에 대부분의 모델체인지가 예정돼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0.4%)한 가운데 낸 성과다. 수입차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마저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8.6% 감소하며 2위로 내려갔다. 폭스바겐의 경우 감소폭이 41.2%에 달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한일 외교 갈등에 일본이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원료들을 팔지 않겠다는 경제 보복으로 대응하면서 2019년 6월 말부터 시작됐다. 높은 연비와 고급스러운 주행감으로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일본차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4만대를 넘겼던 일본차 판매량은 2020년 2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노노재팬이 사그라질 무렵인 2021년에는 반도체 공급난이 확대되면서 판매량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1만7000여대를 기록하며 2만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렉서스의 경우 한 때 차량 대기기간이 1년을 넘는 등 국내 시장에 배정된 물량이 줄면서다. 올해는 2020년과 2021년보다는 상황이 좋다. 전성기보다는 못 미치지만 회복세다. 2020년과 2021년 1~7월 일본차 판매량은 각각 11657대, 11817대였지만 올해는 1만3242대를 기록 중이다.

위기 때 일본차 브랜드의 실적을 지탱했던 하이브리드 차량이 최근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전기차보다 친환경이면서도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렉서스의 간판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와 RX350h는 지난달 총 744대 팔렸는데, 이는 전체 판매량의 68%에 달한다. ES300h 홀로 올해 전체 렉서스 판매량의 62%를 차지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 총 신차 8개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량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크라운 하이브리드에 이어 지난달 준대형 하이브리드 SUV 하이랜더 등을 출시했다. 올해 안으로 대형 미니밴 알파드 하이브리드, 5세대 완전변경 모델 프리우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첫 순수전기차 bZ4X 등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