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 손해봐도 못 빼" 2차전지 에코프로, 신기루 넘어 버블전쟁
[편집자주]한 여름 때 아닌 2차전지 태풍이 거세다. 2차전지 황제주로 떠오른 에코프로그룹(에코프로·비엠·에이치엔)의 시가총액은 연초 12조5965억원에서 지난 7월말 57조9906억원로 460.4%가 폭등했다. 시가총액 기준 대기업 순위도 15위에서 6위로 9계단 껑충 뛰었다. 2차전지 기업으로 탈바꿈한 '철강주' 포스코그룹과 '전기주' LS그룹 주가도 강세다. 폭발적인 전기차 등 2차전지 수요 증가 전망이 주가 상승세를 견인하는 형국이다. 반면 2차전지주의 롤러코스터급 급등락 속에서 대규모 손실 우려도 제기된다. 여름철 강세장(서머랠리)를 이끈 주가는 어디로 향할까.
①"천만원 손해봐도 못 빼" 2차전지 에코프로, 신기루 넘어 버블전쟁
② "오를 만큼 올랐다" 2차전지 ETF 발빼는 투자자… 다음 투자처는?
③ 흔들리는 2차전지… 포스코홀딩스·LS 주가는 어디로
#직장인 최진우(가명·41세)씨는 지난 7월26일 에코프로가 153만9000원을 돌파하자 신용대출 5000만원을 받아 전부 주식을 사들였다. 에코프로 주가는 하루 만에 122만8000원으로 고꾸라지면서 20.2% 하락했고 1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최 씨는 "에코프로가 올해 300% 넘게 올라 상투(고점)를 잡은 건 아닌지 얼마나 더 떨어질지 불안하다"면서도 "투자해 돈을 번 지인들이 많은데 지금 돈을 빼면 나만 뒤처질 것 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에 투자한 박규희(가명·32세)씨는 한달 새 64%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지난 7월1일 25만원이던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8월2일 41만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박 씨의 주식 잔고는 300만원에서 492만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잇따른 주가 조정에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지 고민이다. 박 씨는 "하루 주가 변동폭이 10%가 넘는 탓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보기가 무서울 정도"라며 "지인들은 불타기(오를 때 추가 매수)하라고 추천하지만 언제 내려갈지 불안해 망설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2차전지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국내 증시가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에코프로 형제주(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상승세에 개인 투자자는 2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증권업계는 에코프로 형제주의 전망을 포기했고 에코프로가 신기루를 넘어 '제2의 닷컴버블'을 재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1월2일 11만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에코프로는 8월1일 120만8000원으로 109만8000원(998.18%) 올랐다. 같은기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각각 31만5100원(337.36%), 4만원(88.8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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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에코프로(1조4890억원)와 에코프로비엠(1조2401억원)을 합친 거래대금은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12조8272억원)의 21.3%를 차지한다.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도 증가세다.
7월 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7383억원으로 6월 말 19조4000억원 대비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 7월27일에는 20조1705억원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는 온라인 입소문을 탄 유행성 테마주식, 이른바 '밈주식'으로 불릴 정도다. 하루 새 20%가 넘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4째주 에코프로의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60만4000원으로 고점 대비 저점 변동폭은 -39.2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고점 대비 저점 변동폭은 -38.57%다. 시가총액 30조원을 넘어선 코인 리플의 한 주간 변동 폭이 -8.87%인 것과 비교하면 에코프로의 변동성은 코인을 뛰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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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조원을 넘어선 공매도 거래금액도 에코프로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7월 코스피와 코스닥의 공매도 거래액은 22조8722억원으로 코스콤에서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한 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9000억원, 2조4000억원으로 전체 공매도 거래금액의 14%를 차지한다.
반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2차전지 수요가 증가,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기차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차전지 소재 시장은 2025년 약 934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147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소재 중 규모가 가장 큰 양극재 시장은 2021년 173억달러에서 2030년 783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에코프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700배에 이른다. 포스코퓨처엠(267배), LG에너지솔루션(166배), 엘앤에프(31배) 등 동종업계 종목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업체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가파른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재 주가가 어느 정도의 미래시점까지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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