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구호대에 한글 손편지 쓴 캐나다 소녀
베이스캠프 찾아와 직접 전달
캐나다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의 퀘백주 베이스캠프에 지난달 푸른 눈의 소녀가 부모 손을 잡고 나타났다. 8~9살 정도 되는 이 소녀의 이름은 엘레나(Elena). 산불 피해가 집중된 르벨 슈흐 케비용(Lebel-sur-Quevillon) 지역에서 한달 가까이 구호 작전을 벌이던 우리 구호대에 고마움을 직접 전하고 싶다며 손편지를 들고 찾아온 것이다.
엘레나의 편지에는 햄버거, 야자수 그림과 함께 또박또박 쓴 한글로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우리를 위해 매우 열심히 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꼭 한글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엘레나는 편지에 영어로 “혹시나 뜻이 안 통하거나 틀린 게 있으면 죄송합니다”라고도 썼다. 편지를 돌려 본 구호대원들은 “해충 같은 돌발 악재 속 대원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했다.
엘레나뿐만 아니라 상당수 현지 주민들이 베이스캠프까지 찾아와 직접 만든 음식·선물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구호대가 한인들의 권익 신장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며 눈물을 훔치는 교민들도 있었다.
우리 구호대가 이처럼 ‘한글’로 환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2월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8명의 생존자를 구하고 시신 19구를 수습한 우리 구호대가 보름간의 활동을 마치고 떠날 때도 안타키아 현지 주민들은 우리 숙영지로 찾아와 한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텐트 외벽에 서툰 한글로 ‘형제의 나라’ ‘고마워 형’이라고 썼고, 우리 대원들은 ‘당신은 곧 다시 행복해질 것이다. 힘내라 튀르키예!’라는 문구로 화답했다.
재난이 발생한 국가의 피해 감소, 인명구조, 의료구호, 조기복구 등을 지원하는 긴급구호대는 2007년 제정된 ‘해외긴급구호법’에 따라 출범했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현장을 시작으로 지난 15년 동안 10여 차례 구성돼 파견됐다. 특히 올해 튀르키예·캐나다 파견을 통해 존재감을 발휘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직접 우리 구호대에 훈장을 수여하며 사의를 표시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1일 기내에 올라 우리 구호대를 깜짝 배웅하기도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orea’s defense industry now proposes new approaches we can learn from,” says Lockheed Martin
- “우크라전 조력자 中에 반격”...나토 항모들, 美 공백 메우러 아·태로
- 무릎 부상 장기화된 조규성, 오랜만에 전한 근황
- 박성한 역전적시타… 한국, 프리미어12 도미니카에 9대6 역전승
- “한국에서 살래요” OECD 이민증가율 2위, 그 이유는
- 연세대, ‘문제 유출 논술 합격자 발표 중지’ 가처분 결정에 이의신청
- ‘정답소녀’ 김수정,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서명…연예인 첫 공개 지지
- “이 음악 찾는데 두 달 걸렸다” 오징어게임 OST로 2등 거머쥔 피겨 선수
- “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 주말 도심서 집회로 맞붙은 보수단체·야당
- 수능 포기한 18살 소녀, 아픈 아빠 곁에서 지켜낸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