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인 마약사범 1명 사형 집행

9년 만에… 필로폰 5㎏ 소지 혐의
중국서 사형 당한 한국인 7명으로

중국이 9년 만에 한국인 마약 사범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외교부는 4일 “중국에서 마약 판매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우리 국민에 대해 오늘 사형이 집행됐다고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외교 채널을 통해 사형 집행을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 국민에 대해 사형이 집행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사형선고 이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도적 측면에서 사형 집행을 재고하거나 연기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한 바 있다”고 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한국인 남성 A씨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필로폰 5kg을 판매 용도로 소지한 혐의로 2014년 체포됐고, 2019년 1심과 2020년 2심에서 모두 사형선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사법제도는 2심제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2021년부터 A씨에 대한 사형을 심사해 최근 비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A씨에게 가족 및 영사 면회 기회를 준 뒤 형을 집행했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사형 집행에 대해 “한중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 한국인 마약 사범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14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사형이 집행된 한국 국민은 총 6명이다. 2001년 마약 사범, 2004년 살인범 각각 1명이 사형에 처해졌고, 2014년에는 마약 사범 4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다. 현재 중국에서 마약 관련 혐의로 복역 중인 한국 국적자는 약 70명이며 이 가운데 사형 등 중형을 받을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세기 영국과 아편전쟁을 치르는 등 과거 마약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겪었던 중국은 마약 사범의 경우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중형을 내리고 있다. 중국 형법 제347조는 아편 1kg 이상이나 필로폰·헤로인 50g 이상을 밀수·판매·운수·제조할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1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뿐 아니라 영국·러시아·일본·필리핀 마약 사범이 중국에서 마약 사범으로 사형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