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예산 1000억 어디 썼기에…“이제야 얼음물 맘껏 먹고 화장실 깨끗해져”
‘관계자들 외유성 출장’ 지적도
온열 환자 속출로 부실 운영 논란이 일었던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이 안정화되고 있다.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선 이후다. 4일 낮 최고기온은 36도를 웃돌았지만, 현장의 스카우트 대원들은 “하루 만에 많은 게 개선됐다”고 했다.
이날 낮 1시 전북 부안 새만금 잼버리 영내 대집회장 잔디밭에는 이날 새로 설치된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나오고 있었다. 대만에서 온 스카우트 남학생들은 물을 맞으며 뛰어놀았다. 이곳에는 전날까지만 해도 각종 쓰레기 더미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대만 출신 다큐 추이(17)양은 “어제 잔디밭에 있던 쓰레기들이 오늘은 사라졌다”고 했다. 대집회장에서 푸드하우스를 오가는 콘크리트 도로에선 살수차가 물을 뿌리며 뜨거운 도로를 식혔다.
세계 스카우트 전시 부스 앞에서 만난 브라질 출신 준 요시카와(16)군은 얼음 생수병을 오른손에 들고 있었다. 요시카와군은 “어제까지만 해도 줄을 서야 겨우 사 먹을 수 있었던 얼음물을 이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날 “스카우트 참가 대원에게 1인당 하루에 냉동 생수를 5병씩 주고, 쿨링 마스크, 아이스팩, 쿨토시 등 개인용 폭염 대비 물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온열 질환자는 2일 207명에서 3일 138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3일 잼버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참가자는 1486명인데, 이 중 벌레 물림이 383명으로 가장 많았고, 피부 발진 250명, 온열 증상 138명 순이다.
화장실과 샤워실 등 청결 문제도 개선됐다는 분위기다. 노란색 스카우트 옷을 입고 있던 영국 출신 윌리엄 올든(16)군은 “텐트 근처에 있는 화장실에서 더 이상 역한 냄새가 나지 않고 휴지도 넉넉하다”고 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날 영내 청소 인력을 기존 70명에서 542명까지 확대 투입한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 현장은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찾은 잼버리 병원 앞 환자 대기실 천막은 온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약 30명으로 가득 찼다. 대기실 앞 유리문에는 “환자만 들어오세요. 사람이 너무 많아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이날 의료진은 업무 과부하로 영지 내 클리닉 5곳 중 한 곳을 자체 폐쇄하기도 했다. 조직위원회는 내일까지 의사 37명을 추가 배치하고 약품 등 의료 물자를 보급한다.
일각에서는 “지난 6년간 투입된 예산 1000억원가량을 대체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나왔다. 관련 예산은 당초 491억원에서 93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는데, 위생·의료 등 기본적인 시설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잼버리를 준비한다며 여성가족부나 전북도청 관계자들이 스위스, 이탈리아, 호주, 미국 등으로 출장을 갔는데,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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