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위치 알리고, 행인 대피시키고… 분당 서현역, 시민이 ‘영웅’이었다
쓰러진 피해자들에 응급처치도
지난 3일 경기도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을 때 행인들을 대피시키고 쓰러진 피해자에게 응급처치를 한 것은 시민들이었다. 시민들은 출동한 경찰관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게 돕기도 했다.
피의자 최모(22)씨는 백화점에 들어가기 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 5명을 치었다. 그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가게 주인은 “시민들이 일제히 휴대폰을 들고 119에 신고하는 모습을 봤다”며 “모두가 구급차는 언제 오나 발을 동동 굴렀다”고 했다. 그는 “일부 시민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60대 여성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고 했다.
피의자 최씨가 백화점 안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를 때 매장 점원 등 시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행인을 대피시켰다. 쓰러진 피해자들에게 지혈 등 응급처치를 한 사람도 여럿 있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한 20대 여성은 매장 점원 덕에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본 순간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는데, 근처 매장 점원이 매장 안으로 끌어당겨 줬다”며 “창고 문을 잠그고 다 같이 숨어 있었다”고 했다. 한 의류 매장 직원은 “옷에 피가 묻은 시민 15명을 매장으로 피신시키고 50분 동안 가게 문을 걸어 잠근 채 숨죽이고 있었다”고 했다.
AK플라자 2층 매장에 근무하는 A(37)씨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성과 남성을 발견하고는 곧장 달려가 지혈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서 도망가려고 했는데 주변에 쓰러진 피해자들을 도울 사람이 없어서 나섰다”고 했다.
백화점 근처 상인들은 흉기 난동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백화점과 서현역 안으로 들어가려던 행인들에게 “칼부림이 났다. 들어가면 안 된다”고 소리치기도 했다.
시민들은 경찰이 피의자 최씨를 검거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AK플라자 인근 마트에 근무하는 김모(47)씨는 “범행 후 흉기를 든 채 태연하게 걸어가는 피의자를 시민들이 뒤쫓아 가는 모습을 봤다”며 “청년 두 명은 인근 지구대로 경찰을 부르러 뛰어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은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최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목격자들은 “시민들이 ‘바로 저 사람이에요’라고 소리쳐 경찰이 도망가던 최씨를 곧바로 체포할 수 있었다”며 “최씨가 흉기를 버린 장소도 시민들이 알려줘 쉽게 찾아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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