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소중한 친구도 언젠간 보내줘야 해… “덕분에 즐거웠어” 인사해 주렴

이태훈 기자 2023. 8. 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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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북

내 노란 신발

재희 지음·그림 | 그린북 | 40쪽 | 1만5000원

“아빠, 아빠! 내 노란 신발, 한 짝이 어디로 갔지?”

무더운 여름, 시원한 계곡에 놀러 와 튜브를 타던 아이가 말한다. 정신없이 신나게 노는 동안, 아이가 좋아하는 노란 신발 한 짝이 사라졌다. 친구들과 물장구를 치고, 까르륵 까르륵 쉴 새 없이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아이는 문득문득 그 노란 신발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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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에서 아이의 노란 신발은 여행을 떠났다. 줄지어 헤엄치는 오리 행렬에 끼었다가 아기 오리와 인사를 나눈다. 계곡물을 따라 흘러가다 돌 틈에 모여 있던 다른 신발들도 만난다. 개구리들이 그 위로 뛰어오르면 신나는 뱃놀이가 시작된다.

어쩌면 더 멀리 갔을지도 모른다. 바다를 향해 빠르게 헤엄치는 물고기 떼와 함께라면 긴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저 먼 바다의 끝, 문어와 해파리가 사이좋게 헤엄치고 색색 물풀이 춤추는 어딘가에서라면 인어 소녀와 친구가 됐을 수도 있다. 아이는 제 상상 속에서 작은 요정 관객이 돼, 잃어버린 노란 신발 한 짝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지켜본다. 지금 제 발에 신긴 노란 신발은 한 짝뿐이지만, 물놀이할 때 아이는 마냥 즐겁고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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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아이가 자라면서 저마다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갖게 된다. 하지만 지금 가장 소중한 그 물건도 자의건 타의건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할 때가 온다.

“이제 집에 갈까?” 아빠가 부르는 소리. 아이는 속으로 생각한다. ‘나는 즐거웠어. 너도 재밌었겠지? 안녕, 내 소중한 노란 신발.’ 아빠 품에 안겨 곤히 잠든 아이. 비록 아끼던 노란 신발 한 짝을 떠나보냈지만, 이날 아이는 소중한 추억을 듬뿍 담아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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