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증설하는 양극재 업체, 2분기 실적은 부진

이정구 기자 2023. 8. 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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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료 리튬값 내려 판매가 하락
3분기엔 가격 낙폭 더 커질 전망

국내외 대규모 증설을 이어가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업체들이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최근 주요 원료인 리튬 가격이 내려가면서 양극재 판매 가격이 하락했고, 전기차 수요 증가세도 주춤한 게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매출이 1조1930억원으로 작년보다 48.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1억원으로 5.6% 감소했다. 엘앤에프도 매출이 작년보다 58.6% 증가한 1조3682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95% 급감한 30억원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714억원)와 크게 차이 나는 어닝쇼크였다. 에코프로는 1703억원 영업이익을 거둬 0.2% 증가하는 그쳤다. 글로벌 양극재 업체인 중국의 더팡나미는 올 상반기 11억위안(2005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고 최근 발표했다. 작년 상반기엔 12억8000만위안 흑자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리튬 가격이 고점일 때 원료 매입을 집중했는데 이후 리튬 가격 하락으로 양극재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257.5위안으로 작년 11월 고점(581.5위안)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고가 원료가 반영된 재고자산과 공격적인 증설에 따른 대규모 투자비용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선 양극재 판매가 하락세가 3분기에 더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3분기 양극재 가격은 2분기보다 39% 감소해 최근 2년간 낙폭이 가장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로 리튬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있다. 중국 증권사 중신젠투증권은 올해 리튬 초과 공급은 1만8000t에 달하고, 2025년엔 17만9500t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폭등하던 주가도 주춤한 상태다. 주가 과열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날 증권가에선 3개월 만에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나왔는데 부정적인 의견이다. 하나증권은 ‘Still bad(여전히 나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에코프로 목표 주가를 45만원에서 55만5000원으로 올리고, 투자 의견은 ‘매도’를 유지했다. 목표 주가는 이날 에코프로 종가(117만400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보고서는 “에코프로의 적정 시가총액은 14조3000억원”이라며 “현 시가총액(4일 31조2609억원)과 기업가치 사이의 괴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업계에선 실적 부진이 원료 가격 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밝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충에 따른 운용비 증가도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며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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