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人의 사정 들을 시간에 善人의 말에 귀 기울여라
백수진 기자 2023. 8. 5. 03:00
악인의 서사
듀나 외 8명 지음|돌고래|320쪽|1만8000원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 이 책은 소셜미디어에서 격언처럼 떠도는 문장에서 시작됐다. 악인을 매력적으로 그리는 콘텐츠가 악행을 합리화한다는 비판이다.
소설가·문학평론가 등 9명의 저자가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명제에 대해 토론한다. 소설가 듀나는 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 이후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폭력적인 대응을 한 것”이라고 한 시의원의 망언을 예로 든다. 살인범을 과도하게 이해하려는 행위가 곧 2차 가해이며, 악인의 사정을 들어줄 시간에 선인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자고 말한다.
선과 악이 매번 뚜렷하게 구분될 수 없다는 반론도 이어진다. 완벽한 선인이 존재할 수 없듯 100%의 악인도 불가능하다는 것. 번역가 최리외는 어머니가 강력한 빌런으로 등장하는 애증의 모녀 서사를 예로 들며 정의 구현이나 악의 응징 같은 간편한 해결책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짚는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영화·드라마에서 악인의 서사를 지운다고, 현실에서 악인이 사라지진 않는다. 자신이 절대 선이라고 착각하는 악인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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