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의 멘털에서 배우는 리더의 자질
무게 60㎏ 깃발 봉을 네 명의 어깨에 들쳐 멘 채로, 갯벌을 씩씩하게 건너가는 여성들을 보여주는 강렬한 첫 장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이렌’은 소방관, 경찰, 군인, 경호원, 스턴트맨, 운동선수까지 6가지 직업군의 여성들이 섬에서 벌이는 넷플릭스 리얼리티 쇼다. 처음에는 신체적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았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누가 떨어지고 누가 살아남는지 결정짓는 것은 육체가 아닌 멘털의 힘이다. 스트레스가 극도로 높은 상황에서도 누가 더 냉정하게 판단하고 침착하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일주일간의 여정은 시청자로서는 즐거웠지만 사업에 대입해보면 소름 돋는 교훈들이 많다.
조셉 패런트는 심리학 박사이자 ‘골프 다이제스트’ 잡지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멘털 게임 전문가다. 그가 쓴 ‘골프, 멘탈 게임의 예술’(고려닷컴)은 100개의 조언이 모인 단출한 구성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조언의 묵직함이 책장을 쉽사리 넘기기 어렵게 만든다. 골퍼의 멘털이 경기 결과를 결정하듯, 리더의 멘털이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다. 그의 메시지는 골프뿐만 아니라 일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기에 수없이 밑줄을 그으며 읽었다.
“골프 코스에서 가장 중요한 거리는 양쪽 귀 사이의 15㎝다”라는 아널드 파머의 말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부정적 감정을 빨리 없애고 긍정적 감정만 뇌에 남도록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려움, 불안감과 같은 감정들은 뇌에 나쁜 기억을 새기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로부터 배울 수 있는 능력까지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예컨대 타이거 우즈에게는 ‘10야드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샷이 잘못되어 화가 나더라도 다음 샷을 위해 10야드 걸어간 뒤에는 다 잊는다. 그리고 이제부터 할 샷에만 집중하기 위해 호흡을 깊게 하는 것이다.
승자의 멘털은 어떠한 조건에서도 한결같이 유지되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이상적인 모습을 머릿속에 시각화하고, 스스로를 믿을 때까지 묵묵히 훈련하며, 주어진 상황을 불평 대신 유머로 받아들이는 태도. 골프도, 사업도,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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