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국이냐…” 우승후보 독일, 악몽에 몸서리

강홍구 기자 2023. 8. 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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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진 빚을 이제야 갚을 수 있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독일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이런 우스개가 유행했다.

독일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남자 축구에서 빚을 다 갚기도 전에 독일 여자 축구 대표팀이 한국에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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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오른 모로코는 “사랑해요 한국”
2018년 男월드컵 3차전 韓에 패해 16강 좌절 독일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손흥민(가운데·7번)이 경기 뒤 기뻐하는 모습. 동아일보DB
“2018년에 진 빚을 이제야 갚을 수 있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독일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이런 우스개가 유행했다. 독일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독일 남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빚을 갚았다’고 표현한 건 독일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명성을 떨치던 클린스만 감독이 지도자로서는 자국에서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현재까지는 틀린 평가도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사령탑에 앉은 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A매치(국가대항전)에서 4경기째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女월드컵 3차전 韓과 비겨 16강 좌절 독일 여자 축구 대표팀은 3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2023년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조소현(오른쪽)이 선제골을 넣은 한국과 1-1로 비겨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브리즈번=신화 뉴시스
그러나 남자 축구에서 빚을 다 갚기도 전에 독일 여자 축구 대표팀이 한국에 갚아야 할 빚이 생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독일 여자 대표팀은 3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한국(17위)과 1-1로 비겼다. 이 무승부로 1승 1무 1패가 된 독일은 여자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경험했다. 독일 주장인 알렉산드라 포프는 “이 상황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은 2003년 미국, 2007년 중국 여자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전 8차례 대회 때는 16강에서 패한 적도 없는 팀이었다. 이번 대회 때도 미국(1위), 잉글랜드(4위)와 함께 유력 우승 후보로 꼽혔다. 여러 조건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FIFA 랭킹 1위였던 독일 남자 대표팀과 비슷했고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FIFA는 이 경기가 끝난 뒤 “역사는 반복된다”면서 러시아 월드컵 경기 장면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띄웠다. 독일 매체 ‘빌트’는 “여자 대표팀마저 이 창피를…”이라고 제목을 달았고, 프랑스 매체 ‘레키프’도 “한국이 독일 축구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거들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파라 윌리엄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자 축구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반면 한국이 독일과 비기면서 처음 출전한 여자 월드컵에서 곧바로 16강행 티켓을 따낸 모로코 팬들은 대한축구협회 SNS를 찾아 “모로코에서 많은 사랑을 보낸다”면서 ‘릴레이 댓글’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모로코는 FIFA 랭킹 72위로 이번 대회 본선 진출국 가운데 잠비아(77위) 다음으로 랭킹이 낮은 팀이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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