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중근 전시실 이어 윤동주 생가도 폐쇄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2023. 8. 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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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도 폐쇄했다.

4일 윤동주 시인 생가 관리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옌볜자치주 정부의 요구로 7월부터 폐쇄 중"이라며 "재개방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희덕 선양총영사가 6월 28일 옌볜조선족자치주를 찾아 후자푸(胡家福) 당서기 등을 만났고 이튿날 윤동주 생가도 방문했는데 이 직후로 추정된다.

다만 윤동주 생가 관리자는 폐쇄를 요구한 주체가 옌볜조선족자치주 정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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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수리중”… 지난달 문닫아
교민 “백두산 관광코스서 빠져”
“한중관계 악화 영향” 분석
7월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시에 위치한 윤동주 시인의 생가 문 앞에 내부 수리로 인해 참관을 중지한다는 안내문(원 안)이 붙어 있다. 소셜미디어 캡처
중국이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도 폐쇄했다.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旅順) 감옥 박물관 내 ‘안중근 전시실’ 폐쇄에 이은 것이다. 이로써 확인된 것만 중국 내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 두 곳이 동시에 문을 닫은 상황이 됐다.

4일 윤동주 시인 생가 관리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옌볜자치주 정부의 요구로 7월부터 폐쇄 중”이라며 “재개방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는 윤동주 생가 입구에 ‘내부 수리 중으로 관람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사진도 올라와 있다.

윤동주 시인은 이곳에서 1917년 12월 태어났고 15세까지 살았다. 그의 생가는 1981년 허물어졌으나 1994년 옌볜대 조선연구센터 주관으로 복원됐다. 한국인들에게는 인근 백두산과 함께 필수 관광코스로 인식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생가 입구에 윤동주를 ‘중국 조선족’으로 알리는 대형 표지석을 세우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4일 중국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한국 교민 등에 따르면 폐쇄 시점은 지난달 초쯤으로 보인다. 최희덕 선양총영사가 6월 28일 옌볜조선족자치주를 찾아 후자푸(胡家福) 당서기 등을 만났고 이튿날 윤동주 생가도 방문했는데 이 직후로 추정된다. 베이징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교민은 “폐쇄 소식을 듣고 지난달 17일부터 백두산 관광 프로그램에서 윤동주 생가 관람 코스를 뺐다”면서 “7, 8월이 백두산 관광 성수기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내부 수리라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폐쇄 이유나 재개방 시점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윤동주 생가 관리자는 폐쇄를 요구한 주체가 옌볜조선족자치주 정부라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한중 관계 악화에 따라 중국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고 과하게 움직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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