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꿈꾸다 발기부전 될라…무허가 스테로이드 판 헬스트레이너 형제

서울서부지검, 6억 원대 불법 수익 챙긴 형제 구속 기소

서울서부지검 청사 전경. 연합뉴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부장 박혜영)는 3일 불법 스테로이드 제품을 제조해 판매한 혐의로 헬스트레이너 A(38) 씨와 B(36)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형제 사이인 이들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스테로이드의 원료인 단백동화스테로이드를 중국에서 몰래 들여와 허가 없이 스테로이드 제품을 만든 뒤 SNS 채팅방을 통해 모두 1031명에게 판매한 혐의(보건범죄단속법·약사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이들은 병당 5만∼10만 원씩 모두 6억2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단백동화스테로이드는 세포 내 단백질 흡수를 촉진해 근육을 성장시키는 합성스테로이드다. 오·남용하면 발기부전·탈모·우울증·자살 충동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지난해 5월 온라인 모니터링으로 이 제품을 적발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단백동화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A 씨 형제의 계좌를 추적하고 압수수색해 제조에 쓰인 약물 등을 확보했다.

구속 상태로 형제를 넘겨받은 검찰은 담당 검사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참여하게 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한 끝에 이들 형제가 중국인 명의 SNS 계정을 쓰며 판매수익금 약 4억5000만 원을 숨긴 정황을 포착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