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병인데 소대장이 훈련 중 교통사고로 합의금 '1000만원' 요구합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훈련 중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은 소대장이 해당 트럭을 운전한 운전병에게 개인 합의금 1000만원을 요구한 사연이 이목을 끌었다.

지난 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운전병인데 훈련 중 교통사고로 합의금 1000만원 요구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육군에서 운전병으로 복무 중인 아들을 둔 엄마라고 소개한 작성자 A 씨는 지난해 10월 경 있었던 일로 말문을 열었다. A 씨의 아들은 지난해 10월에 외박을 나올 예정이었다가 갑작스럽게 못 나온 적이 있었고, 알고 보니 교통 사고가 있었다고 했다.

A 씨가 들은 바에 따르면 A 씨의 아들이 차 뒤에 소대장이 있는 지 모른 채로 5톤 트럭을 혼자 후진하던 중 소대장을 친 사고가 있었다. 이에 소대장은 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수술 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A 씨의 아들은 해당 사고를 부대에서 처리하는 줄 알고 있었다. 이에 A 씨가 다시 소대장과 직접 통화해보니 걱정 말라는 안부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이어 A 씨는 소대장이 6월 30일자로 군생활을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고 설명했다.

A 씨가 놀란 부분은 '개인 합의'에 대한 내용이었다. 소대장이 7월 20일 A 씨에게 연락해 개인 합의금 1000만원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다시 부대에 연락해 대대장과 통화를 한 A 씨는 ‘수사 관련해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합의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이 하게 되면) 합의 종용을 하게 되는 것일 수 있어 어렵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훈련 중 교통사고 관련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한 누리꾼이 남긴 “훈련 중 사용되는 모든 차량과 전투 장비는 보험에 들어놓는다. 군생활 하는 동안 교통사고가 나서도 운전병이 개인적인 보상을 해준 적이 없다”며 “(소대장은 물론) 대대장도 어이없는 인간이다”라는 댓글은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다만 사고 당시의 차량 블랙박스나 폐쇄회로(CC)TV는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상황에 따라 소대장은 탑승자가 아닌 ‘보행자’로 인정될 수 있다”면서 “즉, 후진하던 차에 치인 온전한 피해자가 되면 보험처리와 별도로 형사상 과실치상(정확히는 업무상과실치상이 된다)에 대한 형사합의를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