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샤워장서 女이용객 몰래 '찰칵'···잡고 보니 사장 아들이었다

[서울경제]

경기 가평군의 한 캠핑장에서 샤워 중인 여성을 불법 촬영한 30대 남성이 붙잡혔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은 해당 캠핑장 관리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은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캠핑장 관리자인 3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30분께 가평군 가평읍에 있는 캠핑장 샤워실에서 30대 여성 B씨를 창문으로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불법촬영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B 씨였다. B 씨에 따르면 B 씨는 이날 오후 10시6분께 캠핑장 샤워실에 샤워를 하러 들어가던 중 안쪽 유리창이 열린 상태를 확인했다. B 씨는 습기 때문에 열어둔 것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샤워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 씨는 머리를 감던 도중 수상함을 감지했다. 그때 뒤를 돌아보자 열린 창문 틈으로 자신을 찍는 휴대전화를 목격했다. 화들짝 놀란 B 씨는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질렀고, 샤워실 주변에 있던 여성 2명이 현장으로 달려왔다. B씨는 이들의 도움으로 B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A 씨는 캠핑장을 운영하는 사장 부부의 아들이자 해당 캠핑장 시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캠핑장은 '반려동물 캠핑장'으로 잘 알려져 여러 차례 방문한 고객도 있는 곳이다.

피해자 B 씨는 “사건 이후 집에서도 누군가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불안 증세가 심해져 병원에 다녀왔다”고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캠핑장은 사건 이후에도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캠핑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닫았지만, 예약은 여전히 가능한 상태다. 캠핑장 측은 이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최근 캠핑장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캠핑장을 찾아주시는 방문객분들께도 죄송하다"며 "해당 직원은 즉시 파면 조치하였으며 현재 경찰 수사 요청에 적극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혐의를 시인했다”라며 “현재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추가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