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피하고 싶어서'…MZ세대는 양산을 쓴다

이장원 2023. 8.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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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너무 강해서 양산이라도 없으면 못 버틸 정도라니까요."

한낮 최고 체감온도가 35도에 달한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정수아(33) 씨는 새파란 양산 아래서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학원생인 최모(28) 씨도 "처음엔 양산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 많은 장소에선 (양산을) 접었는데 올해는 (더위 때문에) 거리낌 없이 쓰고 다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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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 전유물 양산…최근 폭염 속 인기

MZ세대들이 과거 '아줌마'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양산을 꺼내들 정도로 한반도에 역대급 폭염이 찾아왔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이장원 인턴기자] "햇빛이 너무 강해서 양산이라도 없으면 못 버틸 정도라니까요."

한낮 최고 체감온도가 35도에 달한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정수아(33) 씨는 새파란 양산 아래서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양모(29) 씨도 올해 처음 양산을 샀다. 양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양산이라도 써야 조금 살 것 같았다. 확실히 안 썼을 때보다 조금 더 시원하다"고 밝혔다.

대학원생인 최모(28) 씨도 "처음엔 양산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 많은 장소에선 (양산을) 접었는데 올해는 (더위 때문에) 거리낌 없이 쓰고 다닌다"고 말했다.

조모(26) 씨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쓰는 것 같다. 안 쓰면 정말 죽을 것 같다"고 했다.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들이 '엄마 세대' 전유물이던 양산을 펴들었다. 연일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탓이다.

실제 양산은 체감온도를 최고 10도가량 낮춰주며 강한 자외선이 불러오는 온열질환, 일사병, 탈모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과거 중장년층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양산이 젊은 층에게 퍼져나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양산을 쓰고 있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 /이장원 인턴기자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3일 폭염 대응을 1단계에서 사상 처음 2단계로 격상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올해 온열질환자는 모두 152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101명보다 1.5 배가량 늘었다. 누적 사망자도 19명이다.

이같은 찜통더위는 한반도에서 더운 두 고기압이 만났기 때문이다. 대기 상층에 뜨거운 티베트고기압, 중하층에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면서 열을 가둬 더위를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일본을 향하는 6호 태풍 '카눈'이 불어 넣는 고온다습한 공기 역시 체감온도를 높인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대기 중층과 상층이 따뜻한 기단으로 덮여 있고, 하층 쪽에서는 따뜻하고 습윤한 공기가 계속적으로 유입되는 가운데 남쪽에 태풍 세력이 유지한다면 하층 쪽에서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들이 남풍계열의 바람을 타고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긴 기간 동안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폭염은 이달 중순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오는 15일까지도 체감온도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 밤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겠다.

bastian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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