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이겨낸 ‘이락치열’…한여름의 청춘 닮은 개막식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유례 없는 폭염에도 인천이 락에 대한 관객들의 열정으로 뜨겁게 불타올랐다.
4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송도달빛축제공원에는 락 음악을 즐기기 위한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올해 17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1999년 국내 최초의 본격 락 페스티벌로 열린 ‘인천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의 바통을 이어 받아, 인천의 대표적인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오전 11시. 관람객 입장 시작과 동시에 관객들은 메인무대 앞 곳곳에 돗자리를 펼쳤다. 메인무대와 서브무대 사이에 있는 식음료(F&B) 부스에는 일찌감치 식음료를 사기 위한 행렬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F&B 분야의 ‘헤드라이너’로 등극한 김치말이국수를 비롯해 닭강정과 하이볼·맥주 등 다양한 음식이 등장했다.
공연장을 중심으로 곳곳에는 열을 식힐 수 있는 쿨링 존과 분무형 선풍기 등이 등장했다. 관객들은 공연을 즐기다가도 열이 오를 때면 분무형 선풍기와 쿨링 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 초록불꽃소년단·THE SOUND·cotoba·채무자들…“펜타포트, 나의 꿈의 무대”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1번째 무대는 ‘슈퍼루키’에 이르는 초록불꽃소년단이 장식했다. 초록불꽃소년단은 경쾌한 펑크 음악과 센스 있는 무대 매너로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초록불꽃소년단의 공연이 시작하자 서드 무대인 무신사 스테이지에는 200~300여명의 관객들이 우루루 모여들었다.
초록불꽃소년단의 보컬 조기철씨는 “펜타포트 무대에 서기까지 10년이 걸렸다”며 “지금, 우리 이 순간 모두가 청춘이다”고 관객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초록불꽃소년단은 이날 ‘은행나무소년들’, ‘L.O.V.E밤페이군’, ‘동경모텔’, ‘그저 귀여운 츠보미였는걸’ 등 특색있는 음악을 선보였다. 초록불꽃소년단의 청춘을 노래하는 음율이 이어지자, 관객들은 서로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호응했다.
뒤이어 2번째 무대엔 메탈 락을 선보이는 THE SOUND가 등장, 관객들의 흥을 한껏 끌어올렸다. THE SOUND는 대표곡인 '5 O’ Clock'과 ‘My Way’, ‘Fireworks’, ‘Feeling Good’을 선보였다. 인천의 대표적 관광지를 담은 곡 ‘연안부두’의 락 버전을 부르면서 무대 밑으로 내려와 관객과 함께 호흡했다. 원곡은 부두의 다양한 삶의 애환과 아쉬움을 담았다면, 이번 곡은 빠른 드럼 비트와 리듬감이 있는 기타소리로 채워 신나고 경쾌한 곳으로 재탄생했다.
이어 3번째 차례에는 펜타 슈퍼루키에서 은상을 받은 락 밴드 cotoba가 장식했다. cotoba는 한국과 일본을 기반으로 둔 매스 록과 포스트 록 장르를 추구하는 밴드다. 이들은 무대에서 ‘계획된 자유’, ‘kyrie’, ‘소멸의 소실’, ‘reyn’, ‘melon’ 등 현란한 밴드 음악을 선보이기도 했다.
무신사 무대의 마지막은 락 밴드 ‘채무자들’이 채웠다. 하드코어한 메탈 락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은 강렬한 베이스와 드럼 소리로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들의 노래는 내면의 좌절을 그리는 곡들로 구성했다. 채무자들은 ‘아홉수’, ‘우리는 모두 지나간 자리에서 개처럼 짖는다’ 등 MZ세대들의 절망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곡들을 선보였다.
■ LØREN·Adios audio·다브다·나상현씨밴드…여름 한낮의 싱그러움을 담은 무대
이어 서브 무대인 ‘INCHEON AIRPORT STAGE’도 밴드 소리로 관객들을 깨웠다.
12시10분께 1번째 무대 주인공인 LØREN이 등장하자, 스테이지 주변으로 관객들이 모여든다. LØREN의 2000년대 감성적이 음율이 담긴 대표곡 ‘ALL MY FRIENDS ARE TURNING BLUE’이 울리자 관객들은 음악에 몸을 맡긴다. 이어 LØREN은 ‘Temporary’, ‘Frown’, ‘Panic’ 등 스튜디오 레코딩에 중점을 두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코러스를 결합한 ‘소프트 락’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이어 메인 무대인 KB국민카드 스테이지에서도 1번째 가수인 Adios audio가 등장했다. Adios audio의 보컬 호정은 “꿈의 무대인 펜타포트에 올라 영광”이라며 “여름을 닮은 인천에서, 뜨겁게 락의 음악을 즐겨달라”고 했다. 이들은 1번째 곡으로 청춘의 불안한 때에도 길을 잃지 않겠다는 응원을 담은 ‘평행성’을 선보였다. 이어 ‘내일이 무사하기를’과 ‘너에게 닿기를’, ‘불씨인줄도 몰랐던채’ 등 뜨거운 한 때를 응원하는 노래로 무대를 꾸몄다. 이어 ‘꿈꾸는 바다’, ‘핑’, ‘씬(SCENE)’, ‘끝없이 우리는’, ‘답’ 으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했다.
무대 중간에는 밴드 음악에 맞춰 물대포가 등장하면서 잔뜩 열이 오른 온도를 낮추고, 흥겨운 분위기를 더하기도 했다.
서브 무대 2번째 순서는 다브다가 장식했다. 드럼 스틱을 부딪히면서 연주가 시작, 반주소리 만으로도 흥겨운지 관객들은 몸을 들썩인다. 정렬적인 밴드음악 속 산뜻한 음색의 보컬 김지애씨가 ‘여름놀이’를 선보인다. 다브다만의 맑고 청량한 음색과 유쾌하게 어우러지는 밴드 연주가 잘 드러나는 곡을 연이어 부른다. 특유의 아름답게 폭발하는 에너지에 관객들은 더위도 잊은 듯 손을 높게들어 박자를 맞춘다. 관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하고, 한 팬들은 기차놀이를 하며 호응한다.
오후 1시50분께 메인무대에는 ‘나상현씨밴드’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나상현씨밴드는 친숙하지만 뻔하지 않은, 우리들의 보편적인 일상을 노래하는 3인조 락 밴드로 경쾌한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나상현씨밴드는 이날 ‘take seven’, ‘찬란’, ‘88’ 등 다양한 모던 락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손을 위 아래로 흔들며 호응했다. 나상현씨밴드의 마지막 무대 ‘아리송해’의 후렴구를 관객들은 따라부르며 함께 즐겼다.
■ 더 폴스·갤럭시익스프레스·죠지·로맨틱펀치…일상의 행복 연주
오후 2시30분께 서브 무대에는 3번째 순서인 더 폴스가 등장했다. 더 폴스는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사운드를 바탕으로 대중적인 요소를 모두 꾀하는 인디 모던 락밴드이다. 이들의 노래는 삶을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순간의 극점’을 노래하는 등 일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소한 일상의 행복을 연주한다. 재즈와 브리티시 락을 연상하게 하는 이들의 연주에 관객들은 음악에 몸을 흔드는 등 즐거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더 폴스는 ‘GOODMORING SUNSHINE’을 시작으로 ‘FIND ME!’ ‘SPACE’ ‘ROLLOVER’등을 선보였다.
오후 3시10분께 메인 무대에 정훈희의 곡 ‘안개’를 배경으로 등장한 갤럭시익스프레스는 강렬한 밴드음악으로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관객들은 갤럭시익스프레스의 밴드 소리에 따라 몸을 일으켜 무대 앞으로 뛰어 나갔다. 이들은 대표곡인 ‘정글 더 블랙’과 ‘난 어디로’로 첫 등장을 장식했다. 관객들은 깃발을 중심으로 멀어졌다, 다시 돌아오는 등 ‘슬램’을 하고, 직접 몸을 부딪히며 흥겨움을 표현했다. 이어 이들은 ‘오예', ‘오늘 밤 너와’, ‘로스트 데이즈’, 'Don't care anymore’ 등의 무대를 꾸몄다. 보컬 박종현씨는 “3년 전에 아무도 없는 데, 채팅 켜 놓고 공연 했다”며 “이렇게 사람들과 함께 호흡 할 수 있으니 너무 즐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후 3시50분께는 서브 무대에서 모던 락밴드인 로맨틱펀치의 공연이 이어졌다. 로맨틱펀치의 현란한 무대 매너에 관객들은 흥겨운 듯 소리를 질러 화답했다. 로맨틱펀치는 샤이니의 ‘셜록’을 커버하면서 흥겨운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어 ‘몽유병’ ‘파이트 클럽’ ‘다정한 혁명’ ‘안녕 잘가’ ‘굿모닝 블루' 등 한 여름 청춘을 닮은 노래를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로맨틱펀치는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커버해, 인상 깊은 무대를 보였다.
이어 메인 무대에서는 MZ세대들의 사랑을 노래하는 솔로 가수 죠지가 등장했다. 삶에 지친 현세대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음악에 많은 관객들이 리듬에 맞춰 음악을 따라부른다. 죠지는 이날 ‘족보의 몰락’, ‘surf’, ‘the bottom of the sea’, ‘aura’, ‘camping everywhere’ 등의 음악을 연달아 불렀다.
감미로운 리듬에 맞춘 트렌디한 싱잉랩으로 이전 무대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특히 인트로 중간중간 트럼펫 연주가 관객들의 귀를 집중시켰다. 이어 본인의 히트곡인 ‘lets go picnic’, ‘바라봐줘요’, ‘오랜만에’, ‘boat’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 마이앤트메리·THE VOLUNTEERS·KIRINJI…청춘을 노래하다
늦은 오후에는 청춘을 노래하는 밴드들이 줄을 이었다.
오후 5시10분께 서브 무대에는 국내 인디 1세대인 모던 락 밴드인 마이앤트메리가 등장해 관객들의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마이앤트메리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푸른 양철 스쿠터’ ‘세상속으로' ‘공항가는 길’ 등 다양한 노래를 부른다. 보컬 정순용씨의 “다 같이”라는 함성에 관객들이 같이 따라부르면서 화답했다. 정씨는 “더운 날에도 호응해주는 관객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마이앤트메리는 ‘Run’, ‘락앤롤스타’, ‘여름밤’ 등으로 무대를 마쳤다.
이어 오후 5시50분 메인 무대에는 가수 백예린을 보컬로 하는 THE VOLUNTEERS가 등장했다. THE VOLUNTEERS가 드럼과 기타 소리를 조율하기 위해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1번째 곡은 미발매곡인 ‘smokers at airport’로 시작해, 메탈릭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관객들은 박자에 맞춰 머리를 흔드며 락 음악에 심취했다. 백예린은 “지난해도 왔는데, 올해도 펜타포트에 올라 너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violet’ ‘s.a.d’ 등 대표곡을 부른 뒤, 여름과 잘 어울리는 음율의 ‘summer’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관객들은 공연 막바지에 서로의 어깨를 잡고, 돌아다니는 기차놀이를 하기도 했다.
이어 오후 6시40분에는 일본 락 밴드 KIRINJI가 서브 무대에 등장해 마이앤트메리의 감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시적인 가사와 기본기 탄탄한 음악을 선보였다. 이들은 약 20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하는 만큼 한국 팬들과의 호흡을 맞췄다. KIRINJI는 ‘Hizerowa Game’을 부르며 등장했다. 보컬 호리고메 타카키가 서툴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관객들이 함성을 지르면서 화답했다. 독특한 보컬 보이스와 건반의 화음에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또 보컬 호리고메 타카키는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 “날이 너무 더우니 물을 많이 드세요”라고 서툴게 내뱉자, 관객들도 웃음과 손짓으로 화답했다.
또 오는 6일 공연을 앞둔 새소년의 황소윤씨가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이날 KIRINJI는 대표곡인 ‘Ai No Coda’와 ‘killer tune kills me’ 등을 불렀다.
■ 김윤아·장기하·ELLEGARDEN(헤드라이너)…불꽃 드론쇼 ‘눈길’
붉게 진 노을을 배경으로 이색적인 음색을 가진 소유자들이 무대를 꾸몄다.
오후 7시30분께 메인 무대에 등장한 김윤아는 강렬한 메이크업으로 등장해,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무대에 등장한 김윤아는 관객들과 서로 대화를 주고 받으며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김윤아는 1번째 곡으로 ‘이상한 이야기’를 부르며 사랑에 대한 본인의 철학을 건넸다. 이어 김윤아는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도쿄 블루스’ ‘증오는 나의 힘’ 등 본인의 생각을 담은 곡들을 선보였다. 곡 전반의 재즈풍의 기타 음율은 여름 밤을 수 놓았다. 김윤아는 마지막곡으로 ‘다 지나간다’를 부르면서 젊은이들의 사랑을 위로했다.
이어 오후 8시30분께에는 일상의 해학을 담는 장기하가 서브 무대에 등장했다. 장기하가 대표곡 ‘별일 없이 산다’를 부르며 등장하자, 관객들이 환호성과 함께 달려 나갔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손을 높이들어 함성을 내지른다. 연이어 ‘우리 지금 만나’가 시작하고, 보컬 장기하가 특유의 독특한 음색과 또박또박한 딕션으로 관객들을 집중시킨다.
장기하가 무르익은 분위기에 “함께 뛰어달라”고 부탁하자 관객들은 모두 한마음으로 몸을 들썩이며 후렴구를 따라 부른다.
이 밖에도 장기하는 ‘빠지기는 빠지더라’, ‘밀수 Theme’,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 등을 선보였다. 장기하는 “펜타포트는 지금부터다”라며 더욱 무대 열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어 ‘풍문으로 들었소’, ‘부럽지가 않아’, ‘그렇고 그런 사이’ 등을 부르며 서브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일본 밴드인 ELLEGARDEN의 공연을 앞두고,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성공적인 개막을 기원하는 개막식이 이뤄졌다. 이날 개막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국회의원(연수을),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 정해권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이 참석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무대에 올라 “인천에 오신 여러분을 모두 환영한다”며 “무더위와 스트레스를 모두 날리면서 마음껏 즐겨달라”고 개막 선언을 했다.
이어 불꽃을 뿜는 드론이 송도달빛축제공원 상공 위로 떠오르며 락의 ‘R’이 나타난다. 이어 펜타포트의 아이콘인 오각형이 밤하늘에 나타나며 불꽃놀이를 연상하게 하는 움직임을 이어간다. 관객들은 연신 함성과 함께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오후 9시40분께 화려한 조명과 함께 등장한 1번째 날의 헤드라이너는 일본 펑크 락의 대표주자 ELLEGARDEN이다.
ELLEGARDEN은 주인공 답게 현란한 베이스 소리와 화려한 조명으로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ELLEGARDEN의 빠른 비트가 가슴을 뻥 뚫리는 노래로 바뀌어 관객들의 열광을 끌어낸다.
보컬 호소미 타케시는 관객들에게 “반가워 오랜만이야”라는 어설픈 한국말로 건넨다. 관객들은 환호하면서 화려한 조명과 함께 어우러진 펑크락으로 첫째날 밤의 열기를 뜨겁게 달군다. 돗자리에 앉은 관객들마저 일어나 스탠딩 구역으로 채워진다. 이날 ELLEGARDEN은 ‘Good Morning Kids’와 ‘Salamander’을 선보이며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수십개의 깃발이 보컬 호소미 타케시의 어설픈 한국말에 호응한다.
호소미 타케시는 “누가 뭐래도 나의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락의 정신을 다시 살린다. 이어진 무대는 전형적인 펑크락으로 강렬한 비트의 저항의 의미를 담은 ‘ジタ-バグ (Jitterbug)’로 무대를 꾸민다. 이어진 무대에서 ELLEGARDEN의 대표곡인 ‘Make a wish’를 관객들과 함께 ‘떼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밤을 보내기 아쉬운 관객들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심야무대인 ‘미드나잇 스테이지’가 등장했다. 1번째 날 미드나잇 스테이지에는 인디문화 1세대의 펑크 락 밴드 노브레인이 장식했다. 관객들은 새벽을 잊은 듯 락 음악에 심취했다. 관객들은 노브레인의 1번째 곡 ‘Brainless’이 흐르자, 관객들은 머리를 흔들며 헤드뱅잉 한다. 이어 노브레인은 ‘별이 되어’, ‘미친듯 놀자’에 관객들이 함께 기차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며 손짓한다. 관객들은 이어진 노래에 서로 몸을 부딪히며 노브레인의 무대에 화답한다.
뒤이어 노브레인은 ‘최고의순간’, ‘한밤의뮤직’, ‘넌내게반했어’ 등의 곡을 부르며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1번째 날을 마무리했다.
한편,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와 경기일보 공동 주관하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오는 6일까지 인천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다.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모저모
■ “서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공유하고 함께 즐겨요.”
4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각종 행사 부스가 곳곳에서 열렸다.
이 중 한 부스인 ‘거부기 다방’에서는 취향에 맞는 엽서를 선택해 평소 즐겨듣는 플레이리스트를 적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이 부스 행사에 참여하던 송민주씨(29)는 엔플라잉의 이별저별을 엽서에 적었다. 송씨는 “이 노래를 평소 즐겨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함께 즐기고 싶다”며 “행사를 통해 좋아하는 음악도 공유할 수 있어서 너무 신난다”고 했다.
또 한편에서는 펜타포트 굿즈를 판매하기도 했다. 100여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티셔츠 등을 구매하고 있다. 이번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라인업이 그려진 티셔츠를 산 주자연씨(21)는 “올해는 부스나 굿즈 판매 등 활발하게 운영해서 너무 즐겁다”며 “기념삼아 티셔츠를 구매했는데 내년에도 이 옷을 입고 참석할 예정이다”고 했다.
■ “깃발은 아티스트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저의 개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4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의 객석 곳곳에서 깃발이 나부낀다. 이날 열린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본인의 개성을 담은 깃발이 등장하기도 했다.
관객들은 깃발을 중심으로 빈 공간을 만들다가, 다시 가운데로 뛰면서 몸을 부딪히는 ‘슬램’에 열중했다. 기수인 김영호씨(33)는 “10년째 깃발을 들고 축제에 참여한다”며 “이왕 덕질하는 거 숨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깃발을 만들었다”고 했다. 김씨의 깃발에는 ‘어차피 덕질할거 행복하게 덕질하자’는 문구가 담겨있다.
또 다른 깃발에는 ‘퇴사’ ‘불여우단’ ‘인생즐겨’ 등 다양한 문구가 담겼다.
또 다른 기수인 김재현씨(25)는 “1개월 전부터 깃발을 제작했다”며 “낚시대의 뜰채를 이용해 문구와 디자인을 새기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이 아니면, 같이 놀 수 있는 깃발놀이에 몰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축제에 낯선 관객들과 제대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장애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가 더 늘어나길 바랍니다.”
4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23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는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행사를 즐겼다. 서브 무대 한편에는 ‘배리어프리존’을 마련,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축제로 거듭났다. 가수 김윤아의 무대가 시작하자, 관객들 사이로 휠체어에 탄 지체장애인 신효섭씨(30)도 함께 무대 앞에 자리를 잡는다.
신씨의 어머니인 김민경씨(59)는 “날이 너무 더워서 호흡기가 망가질까 걱정이 많았다”며 “배리어프리존도 마련해 있고, 쿨링 존도 있어서 보다 수월하게 즐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해마다 직접 티켓팅을 하면서 문화축제를 즐기려고 했다”며 “올해 처음으로 배리어프리존을 만들어, 모두에게 열린 펜타포트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신씨와 비슷한 장애를 가진 지체장애인 1급 시민과 활동지원사 5~6명이 같은 공간에 자리를 잡고, 김윤아의 노래를 함께 감상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열려있는 문화축제가 더 많아 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최종일 기자 assq123@kyeonggi.com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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