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학회 검증위 “LK-99 성능 입증한 해외 연구사례 아직 없어”
“시료 자체 제작하고 퀀텀에서도 받을 계획”
“검증에 필요한 황산납 수급에 2주 이상 소요”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의 진위를 확인 중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가 “해외 연구기관들 중 LK-99의 초전도성을 확증할 만한 결과를 내놓는 곳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검증위는 현재 자체 검증을 위해 LK-99를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는데, 재료 수급 문제로 앞으로 2주 이상 기다려야 제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언론 대상의 1차 서면 브리핑을 했다.
검증위는 “최근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를 비롯해 여러 이론 그룹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LK-99의 초전도성에 대한 가능성을 논의한 결과를 내놨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상온·상압 초전도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없기에 시뮬레이션 결과만으로 LK-99에 대한 현상을 검증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미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소속의 시네드 그리핀 박사는 최근 논문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LK-99의 물질 구조가 초전도체로서의 가능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검증위는 중국 화중과학기술대 연구진이 이날 아카이브에 LK-99와 관련해 올린 논문에서도 “자속고정, 즉 안정적인 자기부상이 구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전기저항이 ‘0’인지 입증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밝혔다”며 “아직 확실한 검증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또 “중국 남동대에서는 일부 시료에서 영하 127에서 전기저항이 0에 근접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해당 시료에서도 반자성 특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자성은 자기장을 밀어내는 현상인데, 전기저항 ‘0’과 함께 초전도체의 특징 중 하나다.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검증위는 앞으로 두 갈래로 LK-99를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증위는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에서 논문을 통해) 제시한 방법에 따라 자체적으로 LK-99 시료를 재현해 상온·상압 환경에서 초전도 특성이 있는지 측정할 것”이라며 “또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도 시료를 제공 받아 교차 측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료를 검증위가 주도해 자체적으로 만들고,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제작한 시료도 함께 받아 분석하는 방법으로 검증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검증위는 “시료를 재현하는 작업에 들어가는 재료인 ‘황산납’ 수급에 향후 2주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퀀텀에너지연구소 등이 논문에서 제시한 ‘레시피’대로 LK-99를 자체 제작하는 데 최소 그만큼의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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