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안 속았어요, 나도 많이 속여봤거든요~” KIA 26세 1루수의 확신…속고 속이기 ‘위너’[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전 안 속았어요, 나도 많이 속여봤거든요.”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가 5-3으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 타석의 최원준이 한화 이태양의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한화 우익수 이진영이 타구를 쫓아가다 말았다. 이 타구는 워닝트랙까지 날아갔고, 이진영은 재빨리 타구를 수습해 홈으로 송구했다.
이진영의 트릭이었다. 1사 만루서 뜬공이 나오면, 주자들은 타구의 낙구와 수비수의 포구를 확인하고 뛰어야 한다. 이진영은 멀리 날아간 타구를 잡을 것 같은 시늉을 하면서도 놓치면서 주자들의 뒤늦은 전력 질주를 강요했다.
일단 3루 주자 이우성은 무조건 홈을 밟는 상황. 그런데 2루 주자 한준수가 3루를 밟은 뒤 멈칫했다. 한화는 내야에서 이진영의 송구를 커트한 상황. 한준수가 아웃될 위기서 1루를 밟은 최원준이 고의로 오버런을 했다. 결국 최원준이 아웃된 사이 한준수는 홈으로 파고 들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만약 이진영의 송구가 다이렉트로 홈으로 날아들었다면, 한준수는 아웃 될 가능성이 컸다. 두 팀의 타자와 수비수가 순간적으로 트릭을 주고 받았던 셈이다. 위너는 최원준이고, 한준수는 사실상 속았다고 봐야 하는데 마지막에 최원준의 도움과 본인의 냉정한 상황 판단으로 득점을 올리며 KIA의 해피엔딩이었다.
최원준은 이진영의 그 플레이가 당연히 트릭이란 걸 알았다. 경기 후 “전 안 속았어요”라면서 “외야수를 많이 해봐서 나도 많이 그렇게 속여봤거든요”라고 했다. 이진영이 KIA 출신이라 서로 친한 사이다. 이진영이 어깨도 좋고 재치 있는 걸 최원준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최원준은 “준수가 아직 경험이 없어서 충분히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사실 최원준으로선 그 타구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면 최상의 결과였다. 그러나 그는 미소를 머금으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잡히거나 담장을 때릴 것 같았다”라고 했다.
이날 최원준은 1번 1루수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전역 후 한동안 타격감이 저조했으나 최근 페이스를 많이 올렸다. 타율을 0.273까지 올렸다. 그는 “포항 3연전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오늘은 많이 좋아졌다.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했다.
[최원준.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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