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악몽’의 새만금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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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운동은 1907년 영국의 예비역 중장 베이든 파월 경이 영국 브라운시 섬에서 청소년 20여명과 실험 야영을 한 것에서 유래됐다.
6, 7명이 조를 짜서 독도법 및 구급법 교육, 취사, 끈 매기, 텐트 설치 및 야영 등 그룹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다지고 조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1920년 영국 런던 교외의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35개국 8000명의 보이스카우트가 참석한 세계야영대회가 잼버리의 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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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개막한 제25회 새만금 잼버리가 폭염과 열악한 위생 등으로 인해 국제적 지탄을 받고 있다. 158개국 4만3000여명이 찾는 국제 행사인데도 개막 사흘 만에 온열 질환자가 1000명을 넘었다. 곰팡이 식자재에 바가지 요금까지 등장했다. 치료제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조직위는 우왕좌왕했다. 조직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물이 안 나와 씻지도 못한다”, “화장실은 역겨워 사용하기 힘들다” 등 참담한 현장 사진과 비난의 글이 쇄도한다.
‘너의 꿈을 펼쳐라(Draw your Dream)’라는 대회 슬로건이 무색하다. 보다 못한 미국, 영국 등 일부 국가는 외교관까지 파견해 자국민의 안전을 챙기고 있다. 주한미군은 평택기지에 숙소를 제공하고 나섰다. 1인당 최고 120만원씩 내고 ‘난민 체험’, ‘생존 게임’에 나섰냐는 비아냥과 함께 중도 귀국하는 청소년들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며 아들의 꿈이 악몽처럼 보여 실망스럽다는 인터뷰까지 소개했다. 국제 망신이다.
정부가 뒤늦게 예비비를 투입해 그늘쉼터를 추가로 만들고 의약품 긴급 공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2017년 유치 확정 이후 6년간 무얼 했는지 되묻고 싶다. 잼버리 야영장은 당초 농업용지로 조성됐다. 기울기도 없어 폭우에 취약했다. 장마 이후 폭염은 삼척동자가 아는 일이다. 충분한 식수와 샤워실, 화장실은 필수다. 12일까지 전 세계가 새만금을 지켜볼 것이다. 책임 추궁은 뒤로 미루고 당장은 아름다운 마무리가 필요하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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