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까지 완벽, KT 7연승 달리며 개막 125일 만에 단독 3위
오늘은 수비다. 압도적인 선발진의 힘으로 리그를 뒤흔들고 있는 KT가 이번엔 그라운드 곳곳에 뻗친 그물망 수비를 앞세워 승리를 추가했다. 승차 없는 3·4위 간 맞대결 승리에 7연승 행진이다. 시즌 전 LG와 함께 ‘양강’으로 꼽혔던 KT가 제 실력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KT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4-3,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차 없이 4위였던 KT는 두산을 끌어내리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KT 선발 배제성은 이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고전했다. 6이닝 동안 7안타를 맞았고, 볼넷 4개를 내줬다. 그러나 실점은 2점으로 막았다. 고비마다 야수들의 호수비가 이어졌다.
중견수 배정대는 1-0이던 2회말 1사 3루에서 두산 양찬열의 뜬공에 홈으로 파고들던 호세 로하스를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며 동점 위기를 막았다.
좌익수 앤서니 알포드는 역시 1-0 리드가 이어지던 3회말 1사 2·3루에서 양석환의 큼지막한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아냈다. 좌중간을 가르는 역전 2타점 2루타로 보였던 공이 1타점 희생 플라이에 그쳤다.
주전 포수 장성우 대신 이날 선발 마스크를 쓴 김준태는 두산의 2차례 2루 도루 시도를 모두 막아냈다. 4회 허경민을 잡았고, 6회에는 대주자 조수행을 저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19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베테랑 3루수 황재균이 7회 결승 2점 홈런을 때렸다. 두산 정철원의 147㎞ 빠른공을 밀어쳐 오른 담장을 넘겼다.
두산은 이날 119일 만에 1군 복귀한 김인태가 8회 대타로 적시타를 때리며 3-4, 1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3위 사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한끝’이 모자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제구 난조로 고전하던 선발 김동주를 3이닝 만에 내렸다. 4회부터 최승용-김명신-정철원-박치국을 차례로 투입했다. 1점 차 지고 있던 9회초, 마무리 홍건희까지 올리는 강수를 뒀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두산은 9회말 2사 1, 2루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장승현이 KT 박영현과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서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장승현 타석의 원래 주인이던 양의지의 빈 자리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양의지는 직전 9회초 수비 때 장승현으로 교체돼 나갔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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