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김수길, 스승 안상철을 반추하다

이세영 2023. 8. 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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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안상철 선생님은 늘 혁신적이셨습니다. 그 당시에 한국적 색채에 서양의 조형성을 입힌 작업을 가르치셨습니다."

신라대 예술대 학장을 역임한 80세 현역 한국화가 김수길 화백의 말이다. 김 화백은 한국화의 평면성을 거부하고 입체화를 지향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갔던 미술 동인 '현대차원회' 출신이다.

그는 70년대 중반 이후 간결함을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추상화 양식을 만들었다. 김 화백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스승 '연정(然靜)' 안상철(1927~1993) 전 성신여대 교수에 대해 말했다.

안 교수는 해방 이후 우리나라 화단에서 일본 화풍을 없애고자 수묵만을 써왔던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며 기존의 관습에 과감히 도전한 작가였다.

안 교수가 서라벌예대 시절 제자였던 김 화백은 안 교수의 가르침으로 지금껏 독자적인 화풍을 선보이고 있다.

"기하형은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양식입니다. 여백을 충분히 활용한 간결하고 절제된 화면은 형상의 '반복과 대비'를 통해 전개됩니다. 일정한 규칙에 따라 기하학적 도형으로 화면을 분할하고, 색을 칠해 물감이 스며들기를 기다려 다시 색칠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죠. 이렇게 쌓아 올린 물감은 자연스러운 얼룩의 번짐과 함께 화면 뒤에서 은은하게 배어 나옵니다"

이처럼 김 화백의 작품은 한국화에서 익숙한 여백 대신 원시성의 조형성을 지닌 기하학적 도형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지난달에는 스승 안상철 교수의 타계 30주년을 맞아 양주 안상철 미술관과 부산 금샘미술관에서 전시를 열기도 했다.

당시 엄격했던 한국 화단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안 교수의 시도는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이었다고 김 화백은 회고했다. 스승의 작업실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경기도 양주 안상철 미술관에서의 전시는 더욱 남다른 감회였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 새로운 추상화 양식을 추구하신 안 선생님이 너무 빨리 가셔서 아쉽기만 합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이어가 현대적 조형성을 찾아내고 한국적 고유 정서를 알리려는 생각에 오늘도 작업을 계속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 : 도광환, 제작 진행 : 안재혜(안상철미술관), 인터뷰 구성 : 임소연, 촬영 : 김민규, 웹 기획 : 권순, 자료제공 : 김수길>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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