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황재균의 7회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를 한 점 차로 제압, 쾌조의 7연승을 질주했다.
KT 위즈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관중 6358명 입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4-3으로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KT는 지난달 28일 창원 NC전 이후 7연승에 성공했다. KT는 올 시즌 48승 43패 2무를 마크하며 3위 두산을 4위로 내려 앉히고 3위로 점프했다. KT는 2022년 6월 30일 대구 삼성전부터 7월 9일 수원 롯데전까지 7연승을 기록한 이후 391일 만에 7연승을 질주했다. 아울러 지난 4월 19일 수원 SSG전(3위) 이후 107일 만에 3위를 다시 밟았다. KT는 한때 승패 마진이 -14(5월 18일 당시 KT의 성적 10승 2무 24패로 10위)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올 시즌 순위 싸움에서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이 2021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미라클 KT'의 저력일까. 이제는 승패 마진은 +5로 만들며 마침내 3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반면 두산은 전날(3일) 한화전에 이어 2연패에 빠진 채 46승 43패 1무를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KT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1리 앞서며 3위에 자리했으나, 결국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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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는 김민혁(우익수)-김상수(유격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황재균(3루수)-이호연(2루수)-문상철(지명타자)-김준태(포수)-배정대(중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축했다. 선발 투수는 배제성.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뒤 전날 20홀드를 달성한 박영현에 대해서는 "고졸 2년 차인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좋은 정신력과 구위를 갖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맞서 두산 베어스는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양석환(1루수)-양의지(포수)-로하스(지명타자)-강승호(2루수)-송승환(좌익수)-양찬열(우익수)-허경민(3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김동주. 경기를 앞두고 두산은 투수 이영하와 최원준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는 대신, 외야수 김인태와 투수 이병헌을 콜업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영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이유에 대해 "최근 이영하의 실점률이 높아졌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떨어진 측면이 있었다. 2군에서 조정하며 구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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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회 : 계속해서 영점이 흔들린 두산 선발 김동주... 2회 나온 배정대의 완벽한 홈 송구 '로하스를 저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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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취점은 KT가 뽑았다. 두산 선발 김동주의 영점이 잡히지 않으면서 제구력이 흔들리는 틈을 타 득점에 성공했다. 1사 후 김상수가 6구째 볼넷, 알포드가 5구째 볼넷을 각각 골라낸 뒤 박병호의 유격수 앞 땅볼 때 진루하며 2, 3루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황재균은 스트레이트 볼넷.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이호연이 5구째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1-0을 만들었다. 1회부터 두산은 불펜에 투수를 준비시키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김동주가 문상철을 루킹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2회에도 김동주는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김준태와 후속 배정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것. 계속해서 김민혁의 3루수 앞 희생 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든 KT. 그러나 김상수를 3루 땅볼, 알포드를 유격수 앞 땅볼로 각각 솎아내며 실점 없이 2회를 마쳤다. 3회엔 선두타자 박병호를 3구 삼진 처리한 뒤 황재균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김재호가 땅볼 타구를 잡기 위해 쇄도했으나 다소 글러브와 차이가 많이 나며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호연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재차 위기를 넘겼다.
반면 KT 선발 배제성은 2회까지 실점 없이 잘 막았다. 1회에는 1사 후 김재호에게 볼넷을 던졌으나, 양석환과 양의지를 각각 내야 뜬공으로 유도했다. 2회에는 배정대의 호수비가 빛났다. 선두타자 로하스에게 볼넷, 강승호에게 중전 안타를 각각 허용한 뒤 송승환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다. 여기서 배제성이 양찬열을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고, 이때 로하스가 태그업해 홈까지 쇄도했으나 배정대의 홈 송구에 걸리며 더블 아웃되고 말았다. 배정대가 도움닫기 동작 없이 잡은 채 홈으로 뿌린 공이 원 바운드로 김준태의 미트에 들어갔다. 여기서 알포드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이 아닌, 다리로 슬라이딩을 시도하면서 태그 아웃을 당했다. 배정대의 홈 송구도 물론 좋았지만, 로하스의 슬라이딩 선택이 아쉬울 법한 두산이었다.
결국 두산은 3회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허경민과 정수빈의 연속 안타를 쳤다. 2회에 이어 또 희생번트 작전을 시도한 두산. 김재호가 임무를 완수했다. 1사 2, 3루 기회. 이어 양석환이 동점 좌익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린 뒤 양의지가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치며 승부를 2-1로 뒤집었다. 계속해서 로하스의 우전 안타와 강승호의 볼넷으로 재차 만루 기회를 맞이했으나 송승환이 좌익수 뜬공에 그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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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회 : '4회 결국 마운드를 내려간 김동주' 두산, 이날 경기를 내줄 수 없다... 이후 '필승조'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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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동주의 투구는 4회까지였다. 4회 선두타자 문상철에게 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7구째 볼넷을 허용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동주 대신 최승용을 투입했다. 최승용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김준태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배정대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다. 여기서 김민혁이 동점 좌익수 희생타를 때려냈다. 2-2 원점.
두산은 5회초 최승용 대신 세 번째 투수 김명신을 올리며 이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명신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알포드-박병호-황재균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삼자 범퇴 처리했다. 6회엔 김명신이 선두타자 이호연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맞은 뒤 2루 도루를 허용했다. 문상철은 11구 승부 끝에 3루 땅볼 아웃. 여기서 두산은 정철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철원은 김준태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배정대와 김민혁을 나란히 외야 뜬공으로 유도하며 6회를 마무리 지었다.
두산이 불펜진을 일찌감치 활용하는 사이, KT는 배제성이 홀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4회 1사 1루에서 허경민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뒤 정수빈을 2루 땅볼 처리했다. 5회엔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던졌으나, 양석환을 초구에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 처리한 뒤 양의지를 역시 초구에 투수 앞 병살타로 유도했다. 5회 투구수는 단 3개에 불과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배제성. 선두타자 로하스가 우전 안타를 친 뒤 대주자 조수행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후속 강승호 타석 때 2루 도루를 감행하다가 아웃됐다. 강승호마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가운데, 송승환도 유격수 뜬공에 그치며 흐름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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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9회 : 때마침 터진 황재균의 시즌 2호 투런포, 이후 양 팀 모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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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2-2 동점 상황. 경기는 후반부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7회초 두산으로서는 치명적인 한 방이 터졌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중견수 뜬공, 알포드가 삼진으로 각각 물러난 가운데, 박병호가 우중간 안타로 출루하며 불씨를 살렸다. 다음 타자는 황재균.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는 볼. 그리고 3구째 정철원의 바깥쪽 높은 147km 속구를 밀어 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두산 구단이 제공한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53.7km. 비거리는 105.8m. 발사각은 30.7도였다. 황재균의 올 시즌 2호 홈런이었다. 황재균은 이날 경기로 1900경기 출장(KBO 역대 28번째) 기록을 달성했다. 또 홈런까지 치며 팀에 통산 6000득점(KBO 역대 11번째)을 안겼다.
2점 차 리드를 잡자마자 KT는 곧장 필승조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7회말에는 주권이 먼저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정수빈을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손동현에게 넘겼고, 김재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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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처 : 8회말 이승엽 감독의 대타 또 대타 작전... 2사 1,3루 기회 '잠실 홈런왕' 김재환 vs 'KT 최강 불펜' 박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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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바뀐 투수 박치국을 상대로 KT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한 가운데, 8회말 KT 투수는 여전히 손동현이었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6구째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양의지마저 4구째 1루 땅볼로 아웃됐다. 2아웃. 그러나 이후 손동현이 흔들렸다. 다음 타자 조수행이 초구에 기습적으로 투수와 3루 사이 쪽으로 기습 번트를 성공시키며 흔든 것. 이어 조수행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강승호가 볼넷을 잘 고르며 1, 2루 기회를 이어 나갔다. 다음 타자는 7번 김태근. 그러나 여기서 이승엽 감독이 승부수를 띄웠다. 이날 전격 콜업한 김인태의 대타 투입. KT 역시 투수를 박영현으로 바꾸며 맞불을 놓았다. 3연투였다. 동시에 포수도 김준태에서 장성우로, 2루수도 이호연에서 박경수로 각각 교체했다. 대타 1차전 승자는 김인태였다.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받아친 공이 중견수와 2루수, 유격수 사이에 떨어졌다. 이 사이 2루 주자 조수행이 홈을 밟았다. 이승엽 감독의 대타 작전 성공. 점수는 4-3, 한 점 차로 좁혀졌다. 계속된 2사 1,3루 상황. 다음 타자는 8번 양찬열. 이번에는 김재환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팬들의 함성이 더욱 뜨거워졌다. 대타 2차전. 그러나 이번에는 박영현이 이겼다. 볼카운트 2-2에서 하이 패스트볼을 과감하게 뿌리며 파울팁 삼진을 이끌어냈다. 추격을 허용하긴 했으나 역전까지 당하진 않은 KT였다.
이어진 9회초. KT는 박치국에 이어 '클로저' 홍건희까지 투입했다. 홍건희는 김상수를 3구 삼진, 알포드를 유격수 뜬공, 박병호를 삼진으로 삼자 범퇴 처리했다. 그리고 9회말. 투수는 여전히 박영현이었다. '클로저' 김재윤이 지난 2일과 3일 SSG전에서 연투를 펼쳤던 상황. 그런데 박영현이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6구째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다시 1루 쪽 두산 팬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타석에는 김재호. 이강철 감독이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한 뒤 내려갔다. 김재호는 1루 땅볼에 그치며 2아웃이 됐다. 다음 타자 양석환은 자동 고의4구로 거르며 1루를 채웠다. 양석환은 대주자 박계범으로 교체. 다음 타자는 장승현. 이미 8회부터 21개의 공을 뿌린 박영현. 끈질긴 승부를 벌어진 끝에 풀카운트가 됐다. 이어 회심의 6구째 슬라이더가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치며 루킹 삼진 아웃 판정이 내려졌다. 장승현은 펄쩍 뛰었고, KT 선수들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KT가 올 시즌 최다인 파죽의 7연승을 내달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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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선발 배제성이 103구의 역투와 함께 6이닝 7피안타 3볼넷 1몸에 맞는 볼 1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어 주권(⅔이닝)과 손동현(1이닝 1실점), 박영현(1⅓이닝)이 차례로 나와 팀 승리를 지켜냈다. 총 7안타의 타선에서는 황재균이 1홈런 포함해 멀티히트, 배정대 역시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반면 두산은 65구를 던진 김동주(3이닝 3피안타 5볼넷 2실점)에 이어 최승용(1이닝)-김명신(1⅓이닝)-정철원(1⅔이닝 2실점)-박치국(1이닝)-홍건희(1이닝)가 차례로 나와 역투를 펼쳤다. 총 9안타를 뽑아낸 타선에서는 허경민이 3안타, 로하스가 2안타로 각각 분투했다. 승리 투수 배제성(5승 6패). 패전 투수 정철원(5승 3패 3세이브). 세이브 박영현(2승 3패 2세이브).
경기 후 '승장' 이강철 감독은 "선발 배제성이 악조건 속에서도 최소 실점으로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 이어 등판한 주권, 손동현, 박영현이 리드를 잘 지켜줬다. 박영현이 3연투를 했는데, 정말 수고 많았다. 야수들도 중요한 수비를 해줬다. 배정대가 연이틀 중요한 홈 송구로 흐름을 끊어줬다. 김준태도 위기에서 주자들의 진루를 막아줬다. 타선에서는 동점 상황에서 2사 후 베테랑 박병호, 황재균이 중요한 안타와 홈런을 쳐주면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더운 날씨에 선수들 모두 고생 많았다. 더운 날씨에 야구장을 직접 찾아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