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위탁 CECO서 ‘초단기 계약’ 논란

최진석 2023. 8. 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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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폭염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경비, 청소 노동자들.

경상남도는 지난해, 공동주택 경비, 청소 노동자의 인권과 적정 근무 기간을 보장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했는데요.

하지만 정작 경상남도 출자기관인 창원컨벤션센터에서는 경비원과 미화원들이 3개월에서 6개월 단위 초단기 근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상남도와 창원시 출자기관인 창원컨벤션센터.

이곳에서 일하는 한 경비원의 근로계약서를 살펴봤습니다.

2021년 1월부터 3월, 4월부터 6월까지, 계약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합니다.

올해도 6개월 단위 근로계약이 계속됐습니다.

초단기 근로계약입니다.

[A씨/창원컨벤션센터 경비원/음성변조 : "(잘못하면) 3개월 뒤에 잘린다. 6개월 뒤에 잘린다. 직장에 와서 이렇게 불안하게 생활하는 게 이게 더 못 할 짓이거든요."]

다른 경비원과 미화원 등 30여 명도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들 경비원과 미화원은 경상남도 위탁을 받은 업체와 도급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 소속,

용역업체가 임의로 초단기 근로 계약을 맺으면서, 이들은 고용 불안에 노출됐습니다.

실제 일부 미화원은 지난해 한 관리자로부터 쓰레기를 제때 치우지 못했다며 욕설까지 들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B씨/창원컨벤션센터 미화원/음성변조 : "(관리자가) '이 OO들아.'라고 (욕을) 해서 깜짝 놀랐거든요. 나도. 먹고 살려고 아무 소리도 안 했어요."]

경상남도는 내년 새로운 용역업체를 선정할 때 경비원과 미화원 계약 기간을 1년으로 늘릴 계획이며, 이들이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점규/직장갑질119 운영위원 : "근본적으로는 위탁 과정에서 재위탁할 때 초단기 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조례를 제정하거나 관련 규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공동주택 경비원과 미화원의 인권과 적정 임기 보장을 위해 조례를 마련한 경상남도.

정작 출자기관의 경비원과 미화원은 3년 동안 초단기 근로 계약으로 권리를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박부민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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