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되짚다, 나의 뿌리를 되찾다[책과 삶]

내가 알게 된 모든 것
니콜 정(정수정) 지음·정혜윤 옮김
원더박스 | 360쪽 | 1만6800원
뿌리 없이 살아간다는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동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 바로 입양인이다. 한국계 미국인 니콜 정도 그랬다. 니콜은 태어난 지 두 달 반 만에 오리건주의 한 백인 가정에 입양됐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로 가난했던 니콜의 친부모는 아이를 원하는 선한 백인 부부에게 딸을 보냈다.
<내가 알게 된 모든 것>은 ‘끊어지지 않았어야 할 연결감과 관계를 복원’해나가는 이야기이자 저자인 니콜 정이 한국 이름 ‘정수정’을 찾기까지 과정을 그린 회고록이다. 저자는 뉴욕타임스,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영미권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이름을 알린 작가다.
각종 폭력과 학대에 노출된 입양아를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니콜의 부모는 딸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폴란드와 헝가리인을 섞으면 한국인이 나온다”는 농담을 할 만큼 입양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그의 뿌리에 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는 동안 니콜의 마음속에는 상처가 무럭무럭 자랐다. 그는 “너무 어려 기억조차 못해도 첫 번째 가족과 헤어지는 건 분명 상실의 경험”이라고 말한다. 온통 백인뿐인 마을에서 혼란과 함께 성장한 그는 딸을 임신한 뒤 ‘텅 빈 가계도’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친부모를 찾아나선다. 책에서는 ‘니콜’이 ‘수정’이 되는 일련의 과정이 시간을 교차하며 생생하게 펼쳐진다. <파친코>의 저자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이민진이 쓴 추천사는 이 책의 장점을 정확하게 짚는다. “‘입양’을 명사로, 동사로, 목적어로 뼛속 깊이 받아들여, 그것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미국 공영방송 NPR,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20개 이상 현지 매체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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