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이었다"…왕십리·모란역 '살인예고글' 게시자 검거

[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서울 왕십리역과 경기도 모란역 일대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작성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이날 서울 왕십리역 일대에 살인을 예고한 2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이 3일 오후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쇼핑몰에서 사건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피의자 A씨는 경차를 몰고 서현역 앞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충격한 뒤 내려 역사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파악된 부상자는 차량 충격 4명에 흉기 피해 9명 등 13명이다. 2023.08.03. [사진=뉴시스]

A씨는 이날 낮 12시4분께 대학생 커뮤니티 앱 자유게시판에 '오늘(4일) 16시 왕십리역 다 죽여버린다'는 제목으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음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을 것임"이라는 게시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글이 작성된 지 약 20분 후인 12시 22분께 최초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게시글 경로를 추적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주소지인 강서구로 긴급출동해 오후 5시50분께 거주지에 있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성동서로 압송해 조사한 이후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과학수사대가 3일 오후 차량 돌진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사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한 경기도 모란역 일대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댓글을 작성한 남성도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모란역 오늘 7시 2명 죽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작성한 피의자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댓글이 게재된 지 2시간여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게시물을 통해 B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임의동행 형식으로 B씨를 조사했다.

경찰은 실제 범행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자택에 흉기 등이 있는지 조사했다. 이후 B씨의 휴대전화도 디지털 포렌식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범행을 준비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이 묻지마 범죄를 걱정하는 글을 썼길래 장난삼아 쓴 댓글"이라며 "죄송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B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왼쪽). [사진=뉴시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온라인상에 올라온 전국의 '살인 예고 글'은 27∼28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중 왕십리역, 모란역 살인 예고 글 작성자를 포함해 총 5명이 검거된 상태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 살인 예고가 잇따르자 지속 모니터링을 벌이고 있다. 살인 예고글 게시자에 대해서는 협박죄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jungmin7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