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샌더스의 도전 이후 美 사회주의 정당 운동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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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우리에게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자본주의의 첨단으로 여겨진다.
이런 미국에서 자신을 스스로 '민주사회주의자'라고 칭한 버니 샌더스가 201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킨다.
책은 우리가 잘 모르거나 관심을 갖지 않았던, 샌더스의 도전 이후 미국 사회주의 정당 운동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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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불타오른다/레이나 립시츠, 권채령 옮김/롤러코스터/1만8500원
미국은 우리에게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자본주의의 첨단으로 여겨진다. 양당제 정당 체제인 미국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누가 좀 더 우측이나 좌측에 서 있느냐의 의미만 있을 뿐, 자유 경쟁과 자본주의 체제를 신봉한다.
책은 우리가 잘 모르거나 관심을 갖지 않았던, 샌더스의 도전 이후 미국 사회주의 정당 운동을 추적한다. 미국에는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회주의 정당은 없으나, 민주당 지지 세력 내에는 스스로 사회주의자임을 표방하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이나 ‘정의를 추구하는 민주당원들’(JD) 같은 조직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이 지원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는 2018년 미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기록 중이다.
이미 오래전인 1982년에 만들어진 DSA는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다 샌더스 경선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21년엔 9만명 이상의 회비를 내는 회원을 확보했다. 이들은 선거에서 열렬하게 후보 캠프를 지원하며, 몇몇 지역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DSA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 그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사회주의자라고 공표할 것을 요구하는데, 미국의 정서를 생각했을 때 민주당 출마자라고 해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런데도 이미 DSA가 지지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지역 경선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고 있다. 위협을 느낀 민주당의 주류와 공화당은 선거에서 이 사회주의자들과 맞서기 위해 손을 맞잡기까지 한다.
이들이 세를 불리는 건, 미국에서 더는 노력만으로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는 인식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어서다. 저자는 “AOC의 동력은 일하는 사람들이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누리기가 이렇게 어려워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라고 말한다. 사회주의 세력은 여전히 공화당과의 선거 대결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의 변화를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책은 미국의 정치 상황을 담았으나, 이를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한국이 처한 현실이 너무 비슷하다. 젊은이들은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고,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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