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통령' 허재→넘어야 할 허들...'스포츠계 풍운아' 다 모인 '조선체육회'(종합)
4일 오전 온라인으로 개최
전현무, 허재, 김병현, 이천수, 조정식, 이승훈 CP 참석
(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프리선언 아나운서' 선후배 전현무와 조정식을 필두로 축구-야구-농구 레전드들이 한자리에 모인 '조선체육회'. 하지만 출발을 앞두고 논란을 빚은 '농구 레전드' 허재가 넘어야 할 허들이 됐다.
4일 오전 TV조선 예능 '조선체육회'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은 전현무, 허재, 김병현, 이천수, 조정식, 이승훈 CP가 참석했다.
'조선체육회'는 TV조선에 신설된 부서 '스포츠 예능국'에서 국가대항전 해설, 취재, 홍보, 응원 등의 업무를 맡게 된 출연진들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다큐 스포츠 예능이다.
기획 의도를 묻는 말에 이승훈 CP는 "프로그램에 스포츠의 모든 순간이라는 부제가 있다. 작년부터 경기 중계를 시작한 TV조선이 항저우 아시안 게임까지 중계를 하게 돼서 스포츠의 모든 순간을 생생히 전하고자 레전드 스포츠 스타들을 모셨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아시안 게임이나 스포츠를 더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해서 기획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 CP는 "조선체육회는 출연진도 주인공이지만, 국가대표 태극전사들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저희는 주로 국가대항전을 많이 다뤘는데, 여기에서 뛰는 태극전사들을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다뤄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전현무는 첫 TV조선 예능 '조선체육회'에서 '스포츠 예능국' 국장을 맡는다. 그는 왜 출연을 결심하게 됐냐는 물음에 "이번 아시안 게임이 생각보다 화제가 없더라. 아시안 게임을 준비하는 태극전사들 중 각 종목에서 눈여겨봐야 할 스타들이 있는데, 이런 예능이 아니면 주목하기 쉽지 않고 특히 비인기 종목은 더 미약하다. 이런 부분을 예능을 통해 재밌게 접근하면 많이 관심 가져주시지 않을까 하는 사명감으로 프로그램을 맡았다"며 "2002년 월드컵 때 이경규가 간다가 크게 기여한 것처럼 향후 국제 이벤트에서 조선체육회가 그런 역할을 할 테니 태극전사들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현무는 과거 '조선일보'에 입사했던 일화도 공개됐다. 그는 "2003년에 입사했는데, 20년 만에 다시 왔다. 당시 영상에 대한 욕구가 커서 종이 매체를 포기했었고, 입사 일주일 만에 퇴사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 있더라"라며 "제가 멀리 돌아온 거고, 20년 뒤 이렇게 각자 성장해서 만나게 되니 짜릿하다. 20년 전 절 뽑아주셨던 것에 대해 보은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전현무는 스포츠계 레전드 스타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허재와 김병현은 다른 프로그램에서 만난 적이 있고, 인성이 훌륭하신 분들로 알고 있었기에 이질감은 없었다. 하지만 이천수는 월드컵 때 돌출행동을 많이 했던 스타로 알고 있어서 동생임에도 부담스러웠고, 혹시 통제 안 되면 어떡하나 처음 만나는 순간이 떨렸다"면서도 "그런데 만나보니 너무 예의 바르고 인간적이어서 이천수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싶었다. 왜 이제야 예능에서 만났나 싶기도 했지만, 자기애가 강해서 본인의 미담을 반복적으로 언급한다는 단점이 있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전현무는 '조선체육회'가 가진 강점을 자랑했다. 전현무는 "손흥민과 조규성은 거의 독점으로 인터뷰했는데, 예능적인 부분을 빼고 TV조선 뉴스 보도국에 소스를 드렸을 정도로 스포츠국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뉴스에서 못 쓰는 그림들만 모아서 조선체육회로 내보낼 것 같다"며 "확실히 선배들이 앞에 있으니 손흥민과 조규성이 평소 안 하던 이야기를 하더라. 인터뷰라 생각 안 하고 라커룸에서 이야기하는 분위기였던 덕에 다른 매체에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농구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있었지만 최근 '농구계 영구 퇴출'로 논란을 빚은 허재도 조선체육회에 합류했다. 지난해 8월 오리온 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이 한국농구연맹(KBL) 회원사 가입비 체불, 오리온 구단 인수 대금 미지급 등으로 농구계에서 제명당했는데, 데이원의 간판은 허재였다. 금전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는 "문제가 없으니 기다려 달라"고 답했지만, 결국 결과는 제명이었고 제명이 결정된 날 이후로 허재는 자취를 감췄다. 또한 책임론이 불거진 허재도 지난 6월 KBL 리그에서 퇴출당하면서 그는 구단의 대표, 지도자 등 관련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그로부터 약 두 달이 지난 시점, 허재는 스포츠 예능 '조선체육회'를 통해 모습을 비춘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허재는 해당 논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고, '조선체육회' 합류 계기는 들을 수 있었다. 허재는 "은퇴하고 해설 제의가 많이 들어왔는데, 말도 느리고 발음도 부정확해서 못 할 것 같았다"며 "다만 동생들과 예능에서 해설하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 싶어 합류했다"고 전했다.
'풍운아' 이천수는 축구계 레전드로 '조선체육회'에 합류한다. 합류 계기를 묻는 말에 그는 "CP의 기획 의도가 마음에 들었고, 전현무가 출연하니까 이제 라인을 좀 타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찼었다"며 "조선체육회를 통해 축구를 좀 더 알릴 수 있을 것 같았고, 이를 토대로 협회에서 큰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솔직담백한 답변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이천수는 '조선체육회' 팀과 호흡을 묻는 말에 "CP와 인연이 있었고, 조정식도 제가 은퇴한 후 예능을 같이 했던 친구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 허재 선배는 농구 대통령이니까 존경하던 분이었고, 타 프로에서 재밌게 방송할 때 재밌다고 인정해 주시더라"라며 "김병현은 어릴 때 사고 치고 다닐 시기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형이 없고, 방송 같이하면 정말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이천수는 유독 전현무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늘 잘 보이고 싶기 때문에 저한테는 어려운 분이다. 지금까지 했던 고정 프로그램에서 전현무만 한 MC를 만난 적이 없다. 저런 분이 도와줘야 제가 날개를 달고 날 수 있겠다 고민하면서 밤잠을 못 이루고 있었는데, 재미없는 부분도 살려주는 전현무를 보면 무라인에 흡수된 것 같아 좋다"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특히 이천수는 지난달 4일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벌어진 미담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림픽대로에서 음주운전 후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하던 뺑소니범을 목격한 이천수는 즉시 차량을 세워 범인을 뒤쫓았고, 약 1km 되는 거리를 질주하며 추격한 끝에 그를 붙잡아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줄곧 회자한 미담에 대해 이천수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좋다. 이 정도의 관심과 주목을 받을 줄 몰랐다. 제가 의협심이 큰 사람이 아닌데, 지금도 그때 어떻게 차 문을 열고 나갔을까 생각하기도 한다"며 "기분이 좋긴 한데 부담되기도 한다. 그리고 워낙 이슈가 컸다 보니 잊힐까 봐 두렵기도 하다. 조선체육회가 첫선을 보일 시기였던 만큼 좋은 타이밍에 좋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핵잠수함'으로 불리며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올랐던 '야구 레전드' 김병현도 '조선체육회'에 합류했다. 그는 "미국 가기 전 1998년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딴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이렇듯 아시안게임과 많은 인연이 있고, 선수로서 뛰어도봤지만 이제는 응원하며 중계하는 입장으로 스포츠를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을 열 수 있을 것 같아서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SBS에서 퇴사한 후 프리랜서로 전향한 조정식은 첫 발걸음으로 '조선체육회'를 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관해 조정식은 "회사 다니면서 중계, 예능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뭘 비워야 기회가 올 것 같아서 더 늦기 전에 과감하게 사표를 냈다. 그런데 마침 공교롭게도 예능과 중계를 다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라"라며 "스포츠 이벤트 있을 때 현장 중계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 회사에서는 잘하는 선배들도 있어서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 오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조건 한다고 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조정식은 '프리 선배' 전현무와 함께하는 소감도 밝혔다. "전현무 만나는 날은 힘들었다. 제가 프리랜서 선언 후 시장에 나오면 콘텐츠를 보는 시청자들의 평가와 예능계를 이끄는 MC들의 평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출발 과정에서 전현무 선배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따뜻하게 챙겨 주시는 모습을 보고 이게 대상의 품격이구나 싶었다. 언젠가 나도 비슷한 위치에 올라가게 된다면 후배에게 멋진 선배가 돼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TV조선 예능 '조선체육회'는 4일 오후 10시 첫 방송 된다.
[사진=TV조선 '조선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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