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전쟁’으로 규정한 6·25전쟁사 연구의 결정판

김용출 2023. 8. 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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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27일 오후 10시20분 판문점에서 해리슨과 남일이 정전협정에 조인했다. 둘 다 말이 없었다. 남일은 서명한 후 해리슨과 악수하지 않은 채 시계를 보고 그대로 떠났다. 조인에 따라 12시간 후 정전이 이뤄지게 됐다. 정전 명령은 남쪽에서는 클라크의 이름으로, 북쪽에서는 김일성과 펑더화이의 이름으로 내려졌다."

일본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한국전쟁 연구서 '한국전쟁 전사'에서 1953년 7월 정전협정의 조인 과정을 이같이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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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하루키의 한국전쟁 전사/와다 하루키/남상구·조윤수 옮김/청아출판사/3만8000원

“1953년 7월27일 오후 10시20분 판문점에서 해리슨과 남일이 정전협정에 조인했다. 둘 다 말이 없었다. 남일은 서명한 후 해리슨과 악수하지 않은 채 시계를 보고 그대로 떠났다. 조인에 따라 12시간 후 정전이 이뤄지게 됐다. 정전 명령은 남쪽에서는 클라크의 이름으로, 북쪽에서는 김일성과 펑더화이의 이름으로 내려졌다.”

일본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한국전쟁 연구서 ‘한국전쟁 전사’에서 1953년 7월 정전협정의 조인 과정을 이같이 묘사했다. 최근 그가 심혈을 기울인 책 ‘한국전쟁 전사’의 개정증보판이 남상구·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에 의해 번역 출간됐다.
와다 하루키/남상구·조윤수 옮김/청아출판사/3만8000원
와다 교수의 한국전쟁사가 기존 책들과 다른 점은 전쟁 당사국인 남북한과 중국은 물론 소련, 미국, 일본 등 관계국 자료를 광범위하게 해석하고 연구에 반영했다는 점이다. 포괄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저자는 한국전쟁을 ‘동북아시아 전쟁’으로 규정한다. 동북아시아의 거의 모든 나라를 전쟁에 끌어들인 데다가 전쟁의 결과는 이들 국가들에 심대한 영향을 미쳐 현재의 동북아시아 체제가 확립됐기 때문이다. “중국 혁명과 이 전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새로운 질서가 확립됐다. 남북한 관계는 물론이거니와 미국, 중국, 소련의 관계, 더 나아가 일본과 타이완의 관계가 확정됐다. 또 이 전쟁으로 미소 대립은 결정적인 단계로 진입하여 초강대국의 군사 대치라는 냉전 체제가 본격화됐다.”

특히 일본 사회에서도 소신 발언을 해 온 와다 교수는 지난 1일 번역본 출간을 기념해 가진 동북아역사재단 학술회의에서 한국전쟁에도 남과 북의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과 북이 전쟁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반성하는 것은 어렵지만 5년, 10년을 끈기 있게 계속하면 변화는 틀림없이 온다”고 강조했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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