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원상복구 결정에... 농민들 환영, 환경단체는 “졸속”
금강·영산강의 5개 보(洑)에 대한 해체와 상시 개방을 취소한다는 정부 결정이 4일 나오자 인근 농민들은 “이제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태근(76) 죽산보 해체 반대 대책위원장은 이날 “정치 논리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생각해 줘서 고맙다”며 “농민들 걱정을 덜어준 이번 정부 결정에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영산강 살리기 활동을 35년 이상 해왔다고 한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영산강의 죽산보를 해체한다고 결정했을 때 바로 반대했다. 보를 해체한다고 해도 강의 수질과 생태계가 개선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보가 있어야 인근 농민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종윤(74) 승촌보 상시 개방 반대 농민위원회 대표도 “그간 농사에 지장이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이제 마음이 놓인다”며 “필요할 때 물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2018년 영산강 승촌보 개방이 결정되자 시청을 찾아가 항의했었다. 보의 수문을 열면 인근 지하수도 같이 빠지며 농사를 짓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주민들도 반겼다. 전남 나주의 최모(71)씨는 “너무 당연한 결정”이라며 “죽산보 해체 결정은 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한 것”이라고 했다. 최씨는 죽산보 해체 결정 당시 3개월간 보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이번에도 4대강 사업 덕에 큰 호우 피해는 없지 않았느냐”며 “결과가 입증되면서 주민들은 ‘4대강 사업 잘했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정작 여기 살지도 않는 사람들이 반대를 하며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환경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금강·영산강 유역 환경단체 연합체인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적 정당성을 위반한 졸속 결정”이라며 “위선적이고 위법적인 4대강 사업 존치를 위한 기만적 행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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