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공백 끝에…KT 새 수장, 김영섭 전 LG CNS 사장

구교형 기자 2023. 8. 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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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주총서 투표로 최종 결정
조직 안정 리더십·외풍 차단 주목

KT 차기 대표이사에 김영섭 전 LG CNS 사장(사진)이 선출됐다. 앞서 지명된 대표 후보들이 줄줄이 중도 사퇴하면서 경영 공백이 길어진 가운데 조직 안정에 필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4일 김 전 사장,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상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김 전 사장을 단수 후보로 확정했다.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김 전 사장은 그간의 기업경영 경험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필요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이달 말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KT 수장이 된다. 의결 기준은 참여주식 ‘60% 이상’의 찬성이다. 임기는 2026년 3월 말까지로 2년7개월이다.

표결에 참여한 KT 사외이사들은 김 전 사장의 기업경영 전문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LG CNS를 이끈 장수 경영인이다. 대표 재임 기간 LG CNS의 매출은 2015년 3조2303억원에서 2022년 4조9697억원으로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9억원에서 3854억원으로 359% 늘었다. ‘LG맨’인 김 전 사장은 1984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경영 난제 해결 기대 속 대대적 구조조정 우려도

KT 대표이사 최종 후보 확정

이후 LG 회장실의 감사팀과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에서 부장과 상무로 근무했다. 2014년에는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경영관리실장(부사장)을 지냈다. 김 전 사장은 경북사대부고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KT 내부에서는 김 전 사장 지명을 두고 일부 부적절한 경영을 바로잡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공존한다. 김 전 사장은 LG CNS 재임 중 직원 평가에 ‘기술역량 레벨 평가제도’를 도입했는데,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레벨 1부터 5까지로 구분하고 연봉에 반영하는 체계다. 그가 경쟁사인 LG유플러스 출신이란 점을 마뜩잖아하는 분위기도 있다. 반면 시스템통합 업무를 담당하는 사내 임직원 가운데 LG CNS 출신들이 있으며, 이들이 우군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전 사장이 차기 대표로 지명되면서 그와 함께 손발을 맞출 사내이사 1명이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관례에 따라 현재 주요 부서를 이끄는 사장이나 부사장급 중에 뽑힐 가능성이 있다. 일설에는 전무나 상무급 인사를 발탁하거나 아예 외부에서 수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KT 관계자는 “차기 대표가 지명하는 사내이사 1인도 주총에서 주주 50%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면서 “새로운 체제가 출범하기 전 경영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문제가 여권 반대로 도마에 오른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사실상 7개월 넘게 경영 공백 상태가 이어져왔다. 김 전 사장은 KT의 새 수장으로서 조직 안정화를 위해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부터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현직 임원들이 대거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에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큰 폭으로 하락한 KT 주가를 정상화시키는 등 경영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정부·여당에서 KT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한 점은 부담이다. 본사 주요 보직과 계열사 사장 인사 때 외풍을 얼마나 잘 차단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김 전 사장이 KT 수장이 된 배경을 두고 그를 도운 여권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 갖은 소문과 억측이 떠돌고 있다. 김 전 사장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의 친형인 이종섭씨와 경북사대부고 동문이기도 하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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