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고' 오리역의 두 얼굴…불안한 시민 vs 불심검문 촬영하는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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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5시30분쯤 경기도 성남시 오리역에서 경찰이 한 시민을 멈춰세운 후 불심검문을 진행했다.
서현역 사건 직후 텔레그램 채팅방에 "4일 오후 6시에서 10시 사이 오리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살인 예고'가 잇따르자 퇴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 찾은 오리역에는 진압봉과 방패로 중무장한 경찰이 수시로 드나들며 순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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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학생들로 어수선 "설마 오겠어요?"
(서울=뉴스1) 한병찬 홍유진 기자 = "주머니 좀 볼 수 있을까요"
4일 오후 5시30분쯤 경기도 성남시 오리역에서 경찰이 한 시민을 멈춰세운 후 불심검문을 진행했다. 해당 남성은 경찰의 지시에 따라 웃도리의 주머니를 열어 내용물을 보였다. 검문 현장 주위로 유튜버와 인근 중고등학생 10여명이 달라붙어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다행히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누군가의 장난이었을지 모를 '살인 예고'가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했다.
서현역 사건 직후 텔레그램 채팅방에 "4일 오후 6시에서 10시 사이 오리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살인 예고'가 잇따르자 퇴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경찰 배치에도 시민 불안 여전…"혹시 몰라" 발길 재촉
이날 오후 찾은 오리역에는 진압봉과 방패로 중무장한 경찰이 수시로 드나들며 순찰하고 있었다. 오리역 출입구 곳곳에도 경찰차와 경찰들이 배치됐다.
경찰은 완전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을 배치하고 흉기 소지 의심자에 대해 선별적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게시글 작성자가 아직 검거되지 않아 '혹시 모른다'는 공포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오리역에서 만난 30대 여성 정모씨는 "사람들이 갑자기 뛰거나 불쑥 다가오기만 해도 깜짝 놀란다"며 "손에 뭐가 들렸는지 계속 쳐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되고 무슨 일이 날까 봐 계속 긴장하게 된다"며 "오늘 약속은 다 취소했고 얼른 집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경찰들이 이렇게 많이 배치된 건 살면서 처음 본다"면서도 "경찰이 배치돼도 언제 어디서 흉기를 꺼내들고 달려들지 모르니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대화를 하면서도 불안한듯 주변을 둘러봤다.
오리역에 도착한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사람들 손이 주머니에 있으면 괜히 불안하다"며 "가족들한테도 오늘은 웬만하면 집에 있으라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불심검문' 무단 촬영 유튜버·미성년자…"설마 오겠어요?"
발길을 재촉하는 시민들과 달리 살인 예고 시간에 맞춰 오리역을 찾는 시민들도 있었다.
오후 6시30분쯤이 되자 오리역 인근에 거주하는 학생들과 유튜버들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이 연출됐다.
학생들과 유튜버들은 몰려 다니며 경찰의 불심검문 상황이 있을 때마다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만약 '테러'가 발생한다면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은 이들에게 구두 경고를 했고 결국 오후 6시40분쯤 이들에게 "위험하니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을 거면 이동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지시에 따르는 척하며 "화장실을 가겠다"거나 벽 뒤에 숨어서 치안 상황을 지켜봤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도 오리역에 와서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였다.
인근 중학생 A씨는 "걱정되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설마 여기 오겠냐"며 "경찰도 배치 돼서 걱정 안 한다"고 말했다.
휴대폰으로는 무엇을 촬영하냐는 질문에는 "범인이 검거되거나 흉기 난동을 찍어 SNS에 올리려고 한다"고 답했다.
한편 경찰은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다중밀집 지역에 36개 중대를 배치했다. 또 완전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도 전국에 99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상황 발생 시) 주저 없이 총기를 사용하겠다"며 위협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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