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750억 아낀 '무량판 특허 공법', 결국 부메랑으로
[앵커]
이번에 드러난 '철근 누락' 아파트 주차장에는 LH가 개발해 특허를 받은 시공법이 사용됐습니다.
LH는 이 특허로 연 750억원 이상 공사비를 절감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특허까지 받고도 시공은 부실했던 탓에 특허 공법이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박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붕괴된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은 LH가 2017년 자체 개발해 특허를 받은 시공법이 사용됐습니다.
철근과 철근 사이를 적어도 2번 이상 감거나, 나선형의 복잡한 구조로 감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버티는 힘, 즉 전단력을 강화하는 공법입니다.
보강철근을 단단히 하면 전단력을 강화하면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건데, 결국, 특허 공법대로 시공하지 않아 붕괴 원인이 됐습니다.
업계에선 검단 LH 아파트 주차장 기둥과 슬래브가 다른 곳과 비교해 얇은 이유로 이 특허를 적용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민간 건설회사 관계자> "LH가 특허 낸 무량판 공법이 업계에서 볼 때 얇아요, 기둥이. 기둥도 얇고 슬라브도 얇아요. 여유치를 좀 덜 두고 빡빡하게 설계돼 있어서 공사비를 아낄 수 있대요."
LH는 2017년 이후 이 특허 공법을 활용해 주차장을 지으면서 연간 750억원 이상의 공사비를 절감했다고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돈 아끼는 특허 기술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다음 주부터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건설업계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대형은 물론, 중소건설사들도 준공한 아파트나 공사 중인 현장의 무량판 구조를 일일이 파악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는데, 일각에선 전수조사와 방식에 대한 불만도 나옵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은 알겠지만 현장 상황이 파악 안 된 상태에서 무조건 전수조사를 시작한 것이 불안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점검 비용 전액을 시공사가 부담해야 해 전수조사 과정에서 볼멘소리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LH_특허 #무량판_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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