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합동조사 결과 발표…"민원·업무부담에 고충"
[EBS 뉴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신규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학생 생활지도와 학부모 민원, 학기말 업무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인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VCR]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2주 만에 교육당국 합동조사 결과 발표
"학부모 민원·업무부담 영향 확인"
인터뷰: 장상윤 차관 / 교육부
학급 내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해 학기초부터 지속적으로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 등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증거 이미 제출…
구성원 심리적 어려움으로 조사 한계"
인터뷰: 장상윤 차관 / 교육부
이번 조사에서 밝히지 못한 부분은 경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하여 진실을 규명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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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환 앵커
교육부 출입하는 황대훈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이번에 2주 동안 조사한 결과를 내놨는데, 교사의 사망에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이렇게 본 것 같습니다.
황대훈 기자
그렇습니다.
7월 18일에 사망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그 전에 7월 12일에 두 학생이 연필을 들고 다툰 소위 '연필사건'이 발생을 했던 게 확인됐습니다.
이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서 여러 차례 전화를 했고, 통화 중에 엄청나게 화를 냈다 라고 고인이 말했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또 학급에 문제행동 학생이 2명이 더 있었는데요.
한 학생은 울고, 고집부리고, 불안 증세를 보여서 교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기록이 나왔고, 다른 학생은 가위질을 하다가 난동을 부리고, 2~3일에 한 번씩 '선생님 때문이야', 라면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를 냈다,
그런데 이 학생의 어머니는 '집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학교에선 왜 그럴까요?' 라고만 하고 상담에도 오지 않았다, 이런 진술도 교육부가 확보를 했습니다.
이 교사는 NEIS 업무를 맡기도 했는데 이번에 NEIS 대란이 터졌잖습니까?
학기말은 원래 업무가 많이 몰리는 기간인데, 체험학습 결과 정리, 학교생활기록부 입력 같이 실제로 업무량이 많았던 걸로도 확인 됐습니다.
장상윤 차관은 사망원인에 대해 총평을 해달라는 질문에 경찰조사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걸 전제로, 생활지도의 어려움과 업무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장상윤 차관 / 교육부
"또 '개인 휴대폰 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굉장히 불안하다.' 이런 것들을 보면 그런 학부모 민원에 대해서도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었지 않았나. NEIS 업무 같은 거라든지, 또 학기 말에 각종 기록들 같은 것을 처리해야 되는 것들이 이 시점에 많이 몰려있었지 않나, 그런 것들이 여러 가지 것들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지 않나…."
송성환 앵커
여러 보도와 증언을 통해 고인이 사망 전 겪었다고 전해졌던 힘든 일들이 상당수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이외에 사건 초반에 나왔던 여러 의혹들이 많았거든요.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난 것들도 많았습니다.
황대훈 기자
맞습니다.
사건 이후 교육당국의 공식 발표가 늦어지면서 SNS상에 확인되지 않은 많은 의혹들이 확산됐었는데요.
고인의 학급에서 담임이 교체됐다, 학폭담당이었다, 신규 교사라서 원하지 않는데 1학년에 배정됐다, 이런 의혹들은 전부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났습니다.
또 담당 학급이 햇빛이 안 드는, 수업 여건이 안 좋은 교실로 배정됐는데 이것도 제비뽑기에 따른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입장문을 냈었는데요.
초안에는 앞서 말씀드린 연필사건을 학부모들끼리 잘 해결됐다, 이런 내용이 담겼다가 최종본에서는 빠졌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사전검열해서 이 내용을 누락시킨 거 아니냐 이런 의혹도 있었는데요.
서울시교육청의 해명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입장문을 열람한 건 사실인데 수정 요청은 하지 않았고, 오히려 교육청이 학교 측에 재검토 요청을 해서 삭제한 것이라고 합니다.
연필사건 말고도 다른 문제학생들이 더 있었기 때문에 마치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됐던 것처럼 보이는 내용은 넣지 않는 게 좋겠다 이런 판단이었다고 하고요.
해당 교사가 사망 1, 2주 전에 학폭 문제로 교육청을 방문했다, 이런 의혹도 있었는데 근무상황부에는 그런 사실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송성환 앵커
아무래도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보니 여러 추측이 난무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조사는 교육당국이 수사권을 가진 게 아니었다 보니 여러모로 한계도 많았겠지요?
황대훈 기자
그렇습니다.
고인의 휴대폰, 업무용 PC, 학급일지가 이미 경찰에 제출돼 있는 상태여서 합동조사단은 하나도 확인을 못했고요.
학부모는 애초에 조사 대상에서도 빠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핵심적인 의혹들은 결국 경찰 수사에서 밝힐 과제로 미루게 됐는데요.
학부모들이 민원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 심각한 폭언이 있었는지 전부 동료 교사들의 진술뿐이고 확인된 것은 없는 상황이고요.
교사의 휴대폰 번호는 어떻게 알고 전화를 한 건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한 동료 교사가 고인에게 교실 전화를 휴대폰으로 착신 설정해서 부재중 번호로 남은 건 아닌지 확인해봐라, 이렇게 조언을 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는데 합동조사단은 그 진술을 그대로 공개만 했지 실제로 착신 설정이 돼 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이 학급에 유력 정치인의 자녀가 다니고 있다는 의혹도 나와서 지목된 정치인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잖습니까.
그런데 학교측 입장문을 보면 정치인 자녀는 없다라고 돼 있었거든요.
없다는 걸 어떻게 확인한 거냐, 모든 학부모들의 직업 정보를 학교가 갖고 있기라도 한 거냐, 이렇게 지적할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의혹이 제기된 정치인들의 이름을 학부모 명단과 대조해서 그 이름이 없는 것만 확인했다고 하고요.
합동조사단의 결론은 학급에 정치인 자녀는 없는 걸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알 수 없다라는 겁니다.
송성환 앵커
사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어떤 악성 민원이 있었는지, 또 외부의 압력은 없었는지 이런 부분인데, 핵심적인 의혹들은 밝혀지지 않은 거군요.
황대훈 기자
네. 합동조사 결과를 본 교원노조들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는데요.
전교조는 교육부의 오늘 발표가 진상은 없고 조사만 있는 빈껍데기였다 라고 했습니다.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이 있었는지, 심각한 교권 침해가 있었는지 확인하겠다고 했지만 빈수레만 요란했다면서 추가 조사를 촉구했고요.
전국초등교사노조도 성명을 냈는데 학교 관리 책임자인 교장의 역할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빠진 점과 악성민원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점을 짚으면서 교육부가 학부모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2주간의 조사일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내일도 3주째 교사들의 광화문 집회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유가족도 참여예정인 것으로 전해졌고요.
지방에서 3천 명 규모의 집회 참여자들이 상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는 오늘 오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만나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는데요.
현행 학생인권조례에는 책임과 의무에 관한 조항이 제외되어 있어 완전한 형태의 인권조례라고 볼 수 없다며, 학생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로 전면 개정을 발표한 경기도교육청이 우수 사례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송성환 앵커
짧게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피습당한 사건 속보 짚고 넘어가죠.
범인은 일단 검거가 됐다고요.
황대훈 기자
네. 오늘 오전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서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20대 후반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자신이 피해 교사와 사제지간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학교 정문을 통과할 때 졸업생이라고 했다는데, 확인 결과 이 학교 졸업생은 아니고 다른 학교출신으로 밝혀졌습니다.
학교 측이 제대로 신원확인을 하고 출입증을 교부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피해 교사는 흉기에 일곱 차례 찔리고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는데 현재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사건 발생 뒤 보도자료를 내고 외부인이 무분별하게 학교를 침입할 수 없게 사전예약제를 도입하고, 불시에 침입할 경우에는 주거침입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송성환 앵커
일단 추가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고요.
서이초 사건 역시 교사들과 대중들의 궁금증은 결국에 경찰 조사가 이뤄져야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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