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순직 해병’ 사건 축소 의혹…유족 “진상 규명에 의구심”
[앵커]
집중 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조사 결과를 국방부가 은폐하고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해병대로부터 미리 조사결과를 공유받은 유족들은 해병대의 조사 결과를 신뢰한다며, 국방부의 조치 등으로 인해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이후 사고 경위를 조사해 온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 해병대 1사단장 등 지휘부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봤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지난달 28일 유족에게 설명했고, 이후 민간 경찰에게 사건을 넘길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가 문제 삼고 나섰습니다.
사건 이첩을 연기하고, 8명의 혐의 내용을 제외한 사고 경위 등 사실 관계만을 이첩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누구에게 어떤 혐의가 있다고 특정하면 향후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해병대 수사단은 지시에 따르지 않은 채 지난 2일 자체 조사 결과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를 군기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단장 등 수사단원 3명을 입건했습니다.
경찰에 넘긴 자료를 회수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군사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민간 경찰에 사건을 이첩할 때 사실관계뿐 아니라 혐의 내용도 함께 적시해 왔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방부가 책임 수위를 낮추거나 사건을 축소하려고 한다는 의심을 사는 이유입니다.
당장 채 상병의 유족도 우려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유족들은 입장문을 내고 "해병대 조사결과를 신뢰한다"면서, 경찰 이첩 논란으로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지, 재발 방지 대책이 수립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 세월이 지나 지휘관이 바뀌어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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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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