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유사 범행·예고에 '비상'
<출연 : 한채희 연합뉴스TV 사회부 기자>
[앵커]
어제(3일) 분당 서현역에서 발생한 묻지만 흉기 난동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팀을 꾸리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유사한 범행이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일어났는데요.
온라인상에서는 유사한 범행을 시도하겠다는 협박 글까지 잇따라 퍼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사회부 한채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경찰이 분당 서현역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피의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데요.
우선 수사 상황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현재 경찰은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최 씨를 상대로 2차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는데, 간이 시약 검사에서 마약 음성이 나오면서 현재까지는 정신질환에 따른 범행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최 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개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처방약을 복용해왔지만, 최근 3년 동안에는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실제 경찰 조사에서도 최 씨는 알 수 없는 말을 반복했는데요.
"특정 집단이 자신을 스토킹하며 괴롭힌다"라거나, "자신의 사생활이 감시당하고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망상에 시달렸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범행 발생 전날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전날 인근 대형마트에서 회칼과 과도를 구입해 서현역을 찾았지만, 최 씨는 무서워서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어제, 자신을 스토킹하는 집단 구성원 다수가 서현역에 있을 거라고 생각돼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흉기를 휘두르기 전 몰았던 차량은 가족들과 함께 썼던 것이고, 소유주는 최 씨 어머니 명의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분당에서 부모와 함께 거주 중인 최 씨는 가족과 떨어져 살다 최근 본가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 씨의 가족들도 최 씨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정신 질환 진단을 받았지만,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등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최 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두 점과 컴퓨터 한 점을 압수해 포렌식 중인데요.
최 씨가 인터넷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적이 있는지, 또는 흉기난동과 관련해 검색한 이력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창 수사가 이어지는 중인데요, 경찰은 오늘 중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큰 사건인 만큼 최씨의 신상공개 여부도 궁금하실 텐데요.
피의자 신상공개 요건인 범행의 잔인성 및 중대피해, 범죄를 저지른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에 비춰보았을 때 최 씨의 신상도 공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지난달 27일 신림역에서 일어난 피의자 조선 역시 구속된 이후, 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도 '다수의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에 비춰봤을 때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 씨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경찰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공개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사상자가 14명이죠.
피해 상황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경찰과 소방 당국에 집계된 피해자는 총 14명입니다.
교통사고 피해자는 5명, 흉기 난동 피해자는 9명입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중상으로 분류된 피해자는 12명이나 되는데, 이 중 2명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차 사고 피해로 당시 의식이 저하됐던 20대 여성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던 60대 여성입니다.
흉기 난동 피해자 9명은 주로 배, 옆구리 등에 자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정확한 피해 상황이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들도 있어 추가 소식 들어오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네. 신림역 사건이 벌어진 지 2주 만에 또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건데요.
오늘 오전에도 강남 고속터미널에서 유사한 범행이 일어났다고요?
[기자]
네. 오늘 오전 10시 45분쯤 강남 고속터미널에서 흉기를 소지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검거 당시 영상과 함께 설명드리겠습니다.
흰색 셔츠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남성이 경찰에 제압당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체포된 장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고속터미널 대합실입니다.
경찰은 "칼을 다니고 다니는 남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 남성을 현행범 체포했고, 들고 있던 식칼 2점을 회수했습니다.
다만 경찰은 이 남성이 타인을 해치기보다는 자해 위험이 있어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인명피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하고,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온라인상에서도 살인을 예고하는 협박 글이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지 2주 만에 또 분당 서현역에서 비슷한 범행이 일어나 불안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곳곳의 주요 지하철역에서 살인하겠다는 협박 글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제는 분당 서현역에서 사건이 일어난 지 1시간도 안 돼 '오리역 살인 예고 글'이 텔레그램 채팅방에 올라왔습니다.
"8월 4일, 오늘 저녁 6시에서 밤 10시 사이 오리역 근처에서 칼부림을 하겠다",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전 여자친구가 그 근처에 산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오리역은 서현역과 불과 6km 떨어진 곳인데요.
경찰은 글 작성자를 추적하는 한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순찰을 강화했습니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닙니다.
어제 저녁 7시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잠실역에서 내일 아침 20명을 죽이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왔고, 오후 11시쯤에는 오늘 밤 10시 한티역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밖에도 강남역 5번 출구와 논현동 등 강남 일대와 용산에서도 흉기 난동을 벌이겠단 글도 있었습니다.
해당 게시글들은 현재 삭제된 상황입니다.
신림역 사건 이후 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살인 예고 글은 20개 이상입니다.
이 중 2명이 검거된 상황입니다.
살인 예고뿐 아니라, 각종 가짜뉴스도 온라인에서 무방비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포천의 한 버스터미널에서 흉기난동과 방화 사건이 발생해 36명이 다쳤다는 글이 확산됐는데요.
흉기를 휘두른 뒤 방화를 저질러 터미널에 있던 버스 12대가 전소하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는 등 다소 충격적인 내용의 글이었는데, 저희 취재진이 경찰과 소방당국에 확인한 결과 이러한 사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곳곳에서 흉악 범죄가 이어지는데 가짜뉴스까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인 겁니다.
경찰은 이러한 가짜뉴스 유포 행위가 형법상 협박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보고,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시민들의 불안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동안 올라온 살인 예고 글을 토대로 시간과 장소 리스트를 정리한 글이 돌고 있습니다.
"반드시 유의하라"는 글도 써있는데, 두려움을 느끼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묻지마 흉기 난동 범죄와 살인예고 글로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경찰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분당 서현역 사건과 관련한 경찰 대응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경기남부청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오는 6일 자정까지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기동대 등 경비작전 부서와 형사 및 사이버수사 부서, 112 상황실 등 범죄예방 부서에 대해 병호 비상을 내렸고요.
그 외 기능에 대해서는 경계 강화 지침을 내렸습니다.
병호 비상은 집단사태나 테러 등이 일어나거나 징후가 예견될 때 발령하는 조치고, 경계 강화는 병호 비상보다는 낮지만 평상시보다 치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때 내릴 수 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오늘 대국민 담화를 열고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습니다.
무고한 시민들을 해치는 흉악범죄를 사실상 테러행위라고 규정했는데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경찰은 흉기난동 범죄가 일어나면 총기와 테이저건 사용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권총의 경우, 사용 전에 구두 또는 공포탄으로 경고하되 현장 상황에 따라 부득이하게 생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흉기소지가 의심되는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 검문검색'을 할 예정입니다.
그간 일어난 범행 장소와, 범행이 예고된 장소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인 만큼 다중밀집지역에 대한 치안 활동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집중 관리가 필요한 전국의 다중밀집지역 247곳을 선정했는데요.
경력 가용 가능한 모든 경력을 이곳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특히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왔던 잠실역, 강남역, 오리역 등에 대해서도 기동대 및 특공대를 배치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온라인상에서 유포되는 '살인 예고 글'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방침인가요?
[기자]
네. 경찰은 전국의 사이버 인력을 총동원 투입해서 최대한 빨리 작성자를 추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현재 확인되는 살인 예고 관련 글은 20개 이상인데 2명만 검거된 상태인데요.
현재 미검거된 18명에 대해서도 신속히 검거해 엄정 대응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적용할 법리도 검토 중인데요.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은 협박죄가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살인을 위한 구체적인 예비 활동이 있으면 살인예비죄도 적용 가능하고요.
현실적인 적용 법조는 특수협박 또는 협박죄입니다.
사안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는데요.
흉기를 휴대하거나 은닉한 피의자에 범칙금 처분만 내릴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CCTV와 언행 등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한편 오늘 오전 대전의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또 벌어졌습니다.
범인이 도주했다가 붙잡혔습니다.
이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범행이 일어난 건 오늘 오전 10시 3분쯤입니다.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20대 후반의 남성 A씨가 침입해 40대 교사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찌르고 달아났는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200여 명을 동원한 끝에 두 시간 만에 A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이 범행 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인데요.
CCTV에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가방에 넣고 혼자 교문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담겼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이 A씨의 신분을 확인하고 출입증을 준 것인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정문을 통과한 A씨는 교내로 들어와 교실 밖에서 피해자를 기다리다 범행을 저질렀는데요.
두 사람은 사제 지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학교는 A씨가 졸업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피해 상황은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A씨와 이를 목격한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부 한채희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한채희 기자 (1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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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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