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애플에 실망…고용지표, 증시 반전시킬까[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8. 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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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인 애플의 장기 성장세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에 대해 "스마트폰 대기업이 이제 투자자들이 더 이상 흥분할 수 없는 종류의 이정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22년만에 4분기 연속 매출 감소?
애플은 3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전혀 인상적이지 않은 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2% 하락했다.

애플은 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액이 830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 줄었다. 이로써 애플은 3분기 연속 매출액 감소세를이어갔다.

아이폰 매출액은 1년 전에 비해 2% 줄었고 아이패드와 맥 매출액도 감소세를 보였다. 한번 구독하기 시작하면 반복 매출이 발생하는 서비스 매출액만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 증가세를 기록했다.

게다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루카 마에스트리는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거시 경제 전망이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악화하지 않는다면 7~9월 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도 6월 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이폰과 서비스 매출액은 늘겠지만 맥과 아이패드 매출액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여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매출액이 7~9월 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다면 2001년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4분기 연속 감소하는 것이 된다.

애플이 7~9월 분기에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5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신 아이폰 판매가 맥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은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인 아미트 다리야나니는 애플의 실적 발표 후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신형 아이폰에 대한 거시 우려를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계절적 성장세에 못 미치는 7~9월 분기 매출액 전망에 우려 섞인 의문을 제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애플의 마에스트리가 7~9월 분기에 아이폰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은 긍정적이다. 그는 7~9월 분기와 10~12월 분기 매출액은 수요보다는 공급이 매출 실적의 더 큰 동력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애플의 실적 전망에는 많은 변수가 있다며 "핵심은 7~9월 분기에 아이폰과 서비스 매출액은 월가가 예상했던 것만큼 강하겠지만 아이폰과 맥의 두 자릿수 매출액 감소세가 이 강세를 상쇄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5 출시를 10월로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아이브스는 아이폰15가 오는 9월 중순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7~9월 분기 아이폰 매출액은 400억달러대 중후반을 전망했다. 팩트셋 조사에 따르면 7~9월 분기 아이폰 매출액 컨센서스는 444억딜러이다.

7월 취업자수 20만명 증가 전망
한편, 4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는 미국 증시 전반의 움직임을 결정지을 지난 7월 고용지표가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7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20만명 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20만9000명의 증가폭보다 줄어든 것으로 202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7월 실업률은 전달과 같이 3.6%의 낮은 수준을 지속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은 전월비 0.3%, 전년비 4.2%로 전망된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최저 인상률이다.

최근 미국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생산성, 소비 지출은 예상 이상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취업자수 증가폭은 서서히 줄고 있는 양상이다.

경제가 양호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고용시장은 조금씩 가라앉는 것이 증시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고용지표가 너무 강하면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증시에 악재가 될 것이고 급격하게 냉각되면 경기 침체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RBC 자산관리의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인 톰 가렛슨은 "미국 경제가 탄력성을 보이는 것을 넘어 새로운 과열 위험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 데이터가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용자표는 시장에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 수요가 줄어야 궁극적으로 경제 연착륙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지난 7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시장 컨센서스보다 적은 18만5000명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월가에서 미국 경제를 가장 낙관하는 골드만삭스는 지난 7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25만명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스펜서 힐은 고객 노트에서 "고용시장이 빠듯한 7월에는 일자리 성장이 강세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름에는 청년 근로자들 고용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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