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KT 차기 대표 찾기…1년 가까이 걸렸다

김승한 기자 2023. 8. 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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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 최종 후보자 김영섭 전 LG CNS 사장


KT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선정되면서 1년 가까이 이어진 경선 레이스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구현모 전 대표의 '2전 3기' 도전과 윤경림 전 대표의 중도 사퇴에 KT 대표이사 경선은 '격랑'에 휩싸였었다. 리더십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서라도 이번만큼은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만 워낙 변수가 많았던 만큼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KT 안팎의 평가다.

KT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새 대표이사 최종 1인 후보자로 김 전 사장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거쳐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 후보자가 KT 차기 대표로 최종 선임되면 대표이사 선임 프로세스가 시작된 지 9개월 만에 새 대표가 결정되는 것이다. 앞서 구현모 전 KT 대표는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연임을 공식 선언했다. 구 전 대표의 경영실적 등을 고려할 때 연임은 무난하다는 것이 당시 분위기였지만, 상황은 순탄치 못했다. 구 전 대표는 두 차례 면접을 거쳐 '연임 적격' 판단을 받았지만, '복수의 경쟁자들과 함께 재평가' 받기를 스스로 택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데 따른 결정이었다.

이후 30여명의 사내·외 인사와 경쟁구도를 이어간 구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28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며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듯했다. 그러나 2달 뒤 KT 이사회는 이전 결정을 백지화하고, 또 한 번의 대표이사 공개모집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구 전 대표 연임에 대한 여권의 비토를 의식한 것이다. 구 전 대표는 '2전 3기'를 노렸지만 결국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여권의 '구현모 불가' 의사가 명확해진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앞세워 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KT 조직에는 계속해서 과도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구 전 대표가 낙마하고 치러진 경선에선 정치권 출신의 중량감 있는 인물부터 KT 전·현직 출신들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갔지만, 현직인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최종 1인 후보자로 선정됐다. '구현모의 아바타'라는 여권의 강도 높은 비판에도 윤 전 대표는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 관행 문제를 혁신하겠다"며 심기일전했다. 하지만 윤 전 대표 역시 결국 한 달을 못 채우고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전 대표 또한 "이권 카르텔" "그들만의 리그"라는 여권의 비난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구 전 대표와 윤 전 대표의 중도 사퇴로 '격랑'에 휩싸인 KT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직무 대행으로 내세운 KT는 재정비에 나섰다.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할 '뉴 거버넌스 구축 TF' 구성을 완료하고, 신규 사외이사 7인을 선정했다. 또 대표이사 선임 관련 규정도 개선해 '공정한 대표이사 선임' 의지를 드러냈다.

기반을 닦은 KT는 지난달 초 올 들어 두 번째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4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공개모집에선 사내·외 후보자 40여명이 몰렸다. 이들을 대상으로 3주간 서류 심사 및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KT는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인을 '숏리스트'(면접후보자)로 선정했고,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이처럼 지난 9개월간 KT 대표 선임 절차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다. 이에 따라 김영섭 후보자도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최악의 상황에선 정치권 등 대내외 입김에 후보 사퇴 혹은 백지화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지난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개정된 대표이사 선임 요건 문턱을 김 후보자가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바뀐 새 대표 선임 요건은 주총 참여주식의 60% 이상 찬성과 찬성한 비율이 전체 주식의 25%를 넘어야 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KT 1대 주주는 8.27% 지분의 국민연금이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7.79%), 신한은행(5.57%) 순이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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