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라더니 ‘흉기 난동’…학교 출입관리 ‘구멍’

박연선 2023. 8. 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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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라며 들어와서는 '흉기 난동'…40대 교사 '생명 위독'

오늘(4일) 오전 10시쯤, 대전시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 교무실에서 20대 후반의 A씨가 40대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습니다.

A씨는 오전 9시쯤 해당 교사의 '제자'라며 학교에 들어왔고, "수업 중"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 한 시간 가량을 기다렸다가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40대 교사는 현재 긴급 수술을 받고 있으며,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제(3일) 개학한 이 학교에는 9백여 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고 있었습니다.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고, 학생들은 오후 3시쯤 모두 귀가 조치됐습니다.

교육부는 "피습 현장을 본 학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긴급히 심리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전경찰청은 사건 접수 2시간여 만인 오늘 낮 12시 20분쯤, 경찰력 200여 명을 동원해 사건 현장에서 8㎞ 정도 떨어진 대전시 유천동의 한 도로에서 용의자 A씨를 검거했습니다.

■ 학교 들어가는 데 아무런 제지 없어…학교 출입관리 '구멍'

외부인인 A씨가 제대로 된 신분 확인 절차 없이 학교에 들어가 교내를 활보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A씨는 흉기를 소지한 상태로 교문을 통과해 학교 건물 2층에 있는 교무실까지 걸어갔지만, 학교 측은 이를 전혀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교육부의 '학생 보호 및 학교 안전 표준 가이드라인'에는 학교 관계자가 방문 민원인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일일 방문증을 발급해야 하지만 당시 학교 배움터 지킴이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대전시교육청이 2018년 '학교 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일과시간에 모든 출입문을 통제하고 지정된 장소에서만 출입증을 '발급·패용'하도록 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고 절차상 '무단 침입자'인 A씨를 발견하고도 퇴거 요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학교가 무분별하게 개방돼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며, "사전에 예약한 사람만 학교 방문이 가능하게 출입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외부인이 교실이나 교무실에 바로 가지 않도록 '민원인 대기실' 설치를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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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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