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못 살겠다"…분당 오리·서현역 주민·상인들 초긴장

이규희 2023. 8. 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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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오리역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서현역 인근에서 '묻지마 흉기·차량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서현역과 오리역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살인예고'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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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오리역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서현역 인근에서 ‘묻지마 흉기·차량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서현역과 오리역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살인예고’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왔기 때문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분당 흉기난동 사건 직후인 전날 오후 6∼8시 “8월 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하겠다.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경찰도 죽이겠다”, “서현역 금요일 한남들 20명 찌르러 간다” 등 인근을 지목한 글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졌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살인예고 게시물에 언급된 장소 목록이 활발하게 공유됐다.
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에서 경찰 병력이 순찰을 하고 있다. 경찰은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후 온라인 공간에서 또 다른 ‘오리역 살인예고’ 글이 작성되자 성남시 분당지역에 인력 98명을 긴급배치 했다. 뉴스1
경기남부경찰청은 서현역과 오리역에 경찰특공대 전술 1개팀(8명), 기동대 1개 제대(23명), 순찰차 1~2대와 경찰관(4명) 등 35명씩의 경찰관을 각각 투입했다. 인근 수인분당선 역사인 야탑역·정자역에 각 10명, 이매역·수내역·미금역과 신분당선 판교역에도 각 2명을 배치했다.

전날 흉기 난동이 발생한 대형백화점 AK플라자는 사설경비요원이 순찰에 나서는 등 경비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정미수(52)씨는 “신림역 사건 때만 해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는데, 대형 아파트 단지 인근의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에서 칼부림이 일어났다니 안전지대가 없는 느낌”이라며 “사건 보도를 보고 자극받은 사람들이 유사한 범죄를 시도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현역 인근 베이커리 점주 박모(47)씨는 “불안해서 못 살겠다”면서 “오늘 오전 아르바이트생이 평소보다 지각을 했는데 혹시나 싶어 마음이 철렁 내려앉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장사하며 스친 손님들 중에도 다친 사람이 있겠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고 덧붙였다. 배달기사 김성배(34)씨는 “피의자가 하필이면 배달을 하던 사람이라고 들었다”며 “음식을 픽업하러 식당에 들어가면 직원들이 깜짝깜짝 놀라는 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오리역 인근 화장품 매장 아르바이트생 최현지(26)씨는 “오늘 출근길에 부모님이 ‘호신용품이라도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며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무슨 변을 당할지 모르고, 호신용품이 나를 지켜줄 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는 살인예고 글을 보니 주말엔 ‘집콕‘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과 연결된 백화점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성남=이제원 선임기자
SNS에는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처법이 담긴 글도 여러 건 등장했다. 특히 ‘엑스’(X·옛 트위터)에는 “가능한 한 빨리 뛰어 도망가라. 소지품은 버리고 탈출로를 찾아 대피한 후 112와 119에 신고하라. 탈출이 불가능한 경우 괴한이 보이지 못하는 곳으로 숨어야 한다. 또한 휴대 전화를 무음 모드로 바꿔 소음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4일 오전 업로드된 해당 게시글은 오후 5시 현재 3만8000여명이 공유했고 1만90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성남=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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