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존게임’ 돼버린 잼버리, ‘참가자 안전 최우선’ 비상책 가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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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세계의 걱정거리'로 전락했다.
35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감염병까지 돌며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전날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즉각 잼버리 대회를 중단해달라"는 공문을 조직위에 발송하는 등 대회 축소·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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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악몽]
전북 부안 새만금 매립지에서 열리고 있는 ‘제25회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세계의 걱정거리’로 전락했다. 35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감염병까지 돌며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4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에만 1486명이 잼버리 영지 내 병원을 찾았고 이 가운데 온열질환자는 138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환자도 28명 발생했다. 취약한 위생 탓에 벌레물림과 피부발진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도 수백명이다. 샤워실·화장실 등 기초시설은 참가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다 관리까지 엉망이고, 그늘 한 점 없는 허허벌판 간척지에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곳은 덩굴터널과 그늘쉼터가 고작이다. 참가자는 4만여명인데 응급 병상은 애초 50개로 마련됐다가 환자가 속출하자 부랴부랴 늘리는 중이다.
부실 운영으로 참가국 정부가 우려를 표하는 상황까지 이어지자 정부는 뒤늦게 ‘총동원령’을 내려 수습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예비비 69억원 지출안을 의결했다. 이날 열린 잼버리 안전대책 긴급 당정협의회에선 전기 공급 용량을 증설하고 쿨링 텐트·버스 등을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잼버리 야영지 문제와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애초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새만금은 물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배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결국 지난 장마 기간의 폭우로 생긴 물웅덩이는 폭염과 함께 야영장 전체를 ‘한증막’으로 만들고 있다. 새만금을 지역구로 둔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폭염·폭우·방역 대책 및 편의시설 보강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 새만금이 행사 개최지로 지정된 것이 2017년인데 그간 무엇을 준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잼버리가 ‘생존게임’ ‘난민체험’ 등 조롱거리로 전락하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현장을 찾아 “대회 안전관리와 원활한 대회 진행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전날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즉각 잼버리 대회를 중단해달라”는 공문을 조직위에 발송하는 등 대회 축소·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는 ‘총력 대응’만 되뇔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비상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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