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입은 MS·메타·알파벳…부진했던 광고도 살려냈다
AI클라우드 매출, 전체실적 견인
MS·메타·알파벳 순이익 10%대↑
아마존 애즈·메타플랫폼스도
정밀한 타기팅에 광고효과 '대박'
올해 미국 뉴욕증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알파벳 등 빅테크의 독무대였다. 대부분 주가가 50%가량 급등했다. 과도한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은 빅테크의 주가 급등이 거품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일등공신은 인공지능(AI) 기술이었다. AI 기술 덕분에 클라우드 사업은 성장이 가속화됐고, 광고 사업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뤄진 대규모 감원도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광고에 AI 입히니 매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3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광고 사업 매출이다.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107억달러를 기록했다. 구글 광고 수익이 같은 기간 3.2% 증가한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아마존의 디지털 광고 사업 부문인 ‘아마존 애즈’는 효과적인 광고 노출을 위해 AI 기술을 접목했다. 이를 통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확률 높은 고객 표적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다. 아마존의 2분기 주당순이익은 0.65달러다. 시장 예상치(0.35달러)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지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메타플랫폼스도 AI를 활용한 광고 수익 증가가 핵심 요인이다. 메타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순이익은 16% 증가했다. 메타 매출이 10% 이상 증가한 건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작년 2~4분기에는 광고 매출에 타격을 받으면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메타의 실적 부진 이유 중 하나는 애플의 앱 투명성 정책(ATT) 때문이었다. 앱이 사용자의 개별 동의 없이 광고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추적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이 사업으로 돈을 벌어온 메타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위기 극복의 열쇠는 AI였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 후 “AI 기반의 콘텐츠 추천 기능 도입 후 실적이 개선됐다”며 “AI 인프라에 수억달러를 투자한 성과”라고 말했다.
○대규모 감원으로 비용 절감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경기 침체로 빅테크의 기업 운영도 급격하게 위축됐다. 이에 빅테크들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가을부터 2만7000명의 직원을 감원했고, 본사 인력 채용도 동결했다. 아마존 글로벌의 직원 수는 2분기 말 현재 146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4% 감소했다. CNBC는 이날 “아마존의 엄청난 2분기 수익은 앤디 재시 CEO의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날 아마존은 뉴욕증시에서 정규장을 0.55% 상승 마감한 데 이어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8.79% 급등했다.
메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직원 2만1000명을 내보냈다. 구글(1만2000명)과 MS(1만 명) 등 다른 빅테크도 코로나 기간 불렸던 몸집을 줄였다. 인력 감축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AI 기술 역량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저커버그 CEO는 “효율을 높이는 목표는 두 가지”라며 “더욱 강력한 기술 기업이 되는 것과 재무 성과를 개선해 공격적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빅테크 중 유일하게 감원에 나서지 않은 애플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애플은 2분기(회계연도 3분기)에 매출 818억달러와 주당 1.26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816억9000만달러)를 약간 웃돌았고, 주당순이익도 예상치(1.19달러)보다 높았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하드웨어 판매 부진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애플의 실적을 이끈 건 서비스 부문이었다. 2분기에 사상 최고치인 2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수치다.
팀 쿡 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10억 건 넘는 유료 구독 고객이 성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73% 떨어진 191.1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간외거래에서도 2.02% 하락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김인엽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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