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침 20명 죽일 것”…하루새 20건 살인 예고 ‘공포의 금요일’
“나부터 지키자” 호신용품 불티
“‘모방·묻지 마 범죄’ 원천차단 시스템 마련해야”
이날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도심 한복판에서 ‘묻지마 테러’가 연달아 발생하고,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살인예고’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잠실역·한티역·오리역 등이 목표장소로 지목됐고, 구체적인 범죄 장소와 시간이 적시된 것도 있었다. 안전한 나라로 손꼽혔던 대한민국에서 ‘묻지마 모방범죄’ 예고가 전염병처럼 번지는 유례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서현동 토박이라는 20대 디자이너 최 모씨는 “어제 퇴근하는 길에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나는 안전하게 서현역을 지나쳤지만 어디서 모방 범죄가 발생할 지 몰라 두렵다”고 말했다. 본가가 서현동에 있다는 30대 여성 이 모씨는 “직장 근처에서 자취중인데 칼부림 사건 당일 오랜만에 본가로 가려고 했다. 빨리 퇴근했으면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떨린다”며 울먹였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30대 남성 김 모씨는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인터넷에서 방검 점퍼와 호신용 장우산을 구매했다. 김씨는 “각각 2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의 장비지만 신림역 사건 보고 충격을 받아 샀는데, 칼부림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보니 사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전 모씨도 “연달아 칼부림이 일어나고 여기저기서 살인 예고를 해대니 방검복이든 후추스프레이든 나를 지켜야 할 호신용품 하나쯤은 사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에 강력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다중이용시설이 표적이 되는, 이른 바 ‘소프트 타깃’이 되었기 때문에 민간 경비와 경찰의 합동 대응이 중요하다”며 “112 시스템 외에 지역사회와 정부부처 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취약계층에 대한 발굴과 지원·관리를 함으로써 범죄가 예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묻지 마 범죄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윤호 고려사이버 경찰학과 교수는 “묻지 마 범죄는 사회 전반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반영된 폭력”이라며 “현재는 전무한 정신질환 관련 ‘범죄 예방 시스템’을 만들어 형사정책과 복지정책이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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