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위해 허베이성 희생시켰나"...140년 만의 폭우에 민심 흉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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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수도인 베이징 보호를 위해 허베이성을 희생시킨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네웨펑 허베이성 당서기는 3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베이징의 홍수 압박을 경감하기 위해 (허베이성에서) 물을 제어하는 조치를 강화하겠다"며 "이는 수도를 위한 해자(垓字) 역할을 결연히 잘 수행해 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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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확산하자 정부 "사실 아니다" 해명 나섰지만
허베이성 관리 "수도 위한 '해자' 역할" 발언 논란
14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수도인 베이징 보호를 위해 허베이성을 희생시킨 게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국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허베이성 고위 관리가 '베이징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두 지역은 제5호 태풍 '독수리'에 따른 집중 호우로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홍콩 명보와 대만 중앙통신은 4일 허베이성 당국의 저수 시설 방류와 관련, '실은 베이징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수리'가 상륙한 지난달 말부터 허베이성은 홍수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저수지 수문 7개를 단계적으로 개방했는데, 온라인에서 "베이징의 침수 피해를 줄이고자 허베이성 저수지 물 방류에 나선 것"이라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베이징으로 가는 물길을 차단하기 위해 그 주변을 둘러싼 허베이성 수문을 열었고, 그 결과 허베이성 홍수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음모론적 시각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8일간 허베이성에는 일일 평균 강수량 146㎜의 비가 쏟아졌다. 같은 기간 베이징에도 744㎜(누적)의 비가 내렸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883년 이래 140년 만의 폭우였다. 이로 인해 두 지역에서 최소 20명이 숨졌고, 특히 허베이성 주민 123만여 명은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허베이성=희생양' 관측에 대해 "틀렸다"며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청샤오타오 중국 수리·수자원과학연구원 부주임은 2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출연해 "저수지 방류의 효율성은 고지대가 아닌 저지대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세간의 관측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체로 베이징이 허베이성보다 높은 지대에 있는 만큼, 허베이성 저수지 방류와 베이징 침수량은 애당초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위 관리의 '수상한 발언'이 의혹을 증폭시켰다. 네웨펑 허베이성 당서기는 3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베이징의 홍수 압박을 경감하기 위해 (허베이성에서) 물을 제어하는 조치를 강화하겠다"며 "이는 수도를 위한 해자(垓字) 역할을 결연히 잘 수행해 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해자'는 외부 세력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성(城) 주변에 파 놓은 구덩이 등을 뜻한다.
베이징의 홍수 압박 경감을 위한 조치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허베이성의 안전보다 베이징 안전이 우선이라는 취지의 언급으로 여론은 더욱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은 "승진만 바라고 사람 죽는 데엔 관심도 없다" "너나 '해자'가 돼라"며 허베이성 당국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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