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피의자는 '분열성 성격장애'…3년 전 치료 중단[정다운의 뉴스톡]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대담 : 이준석 기자
[앵커]
어제 퇴근 시간 무렵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백화점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죠.
신림동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전에 비슷한 범행을 예고하는 글이 온라인 상에 올라오고 있고요. 실제 범행까지 발생한 상황입니다.
이준석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제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경위를 다시 한번 설명해주시죠.
[기자]
사건은 퇴근 시간대 인파가 몰리는 오후 5시 55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발생했습니다.
피의자인 20대 남성 최씨는 부모 소유의 차량을 몰면서 인도에 있는 행인을 덮치고 백화점 내부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목격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서트]
다리 쪽에 경계석을 내려가면서 교통사고가 나는 소리가 났어요. 그래서 사고가 났나 싶어서 봤더니 사람이 쓰러져 있었어요. 여자 다리에서 피가 솟구쳤는데 그런 상황이라고는 처음엔 파악을 못했죠.
이후 건물에서 빠져나온 최씨는 길가 화단에 흉기를 던지고 걸어가던 중 범행 10분 만인 오후 6시 5분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최씨의 범행으로 모두 14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5명은 차량 사고로, 9명은 흉기 난동으로 다쳤습니다. 특히 이중 2명은 생명이 위독할 정도의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최씨는 범행을 위해 지난 2일 대형 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입했는데, 이날에도 범행을 저지르기로 마음 먹고 서현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무서워서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지금 인터넷 커뮤니티, SNS에 최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어떤 영상인가요?
[기자]
영상에는 검은색 후드티 복장에 모자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최씨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최씨는 도망가는 시민들을 뒤따라가 흉기로 찌르고,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듯 두리번 거리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기도 했습니다.
[앵커]
범행 이후에 이 기자가 직접 현장을 다녀왔다고 들었는데요. 현장의 모습은 어땟나요?
[기자]
범행 발생 1시간 뒤인 어제 저녁 7시쯤에 서현역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최씨가 몰던 차량은 인도에 반쯤 걸쳐 있었는데, 운전석 쪽 바퀴는 터져 있었고 사이드 미러는 뜯겨 나가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버스정류장이 있었고요.
차량에 달려 있어야 할 사이드 미러는 버스정류장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상가 밀집 지역에서 발견됐습니다.
최씨는 이곳에서도 행인을 차로 들이받고,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화점 내부도 확인하고 싶었지만, 경찰이 출입 통제를 하고 있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현재까진 최씨의 단독 범행으로 조사됐잖아요.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건가요?
[기자]
경찰 조사에서 최씨는 "서현역에 자신을 스토킹하는 집단 구성원이 있다"며 "이 집단에 속한 사람을 살해하고, 집단을 세상에 알려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집단 구성원이요? 실제 그런 집단이 있었던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최씨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병원을 다니며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20년에는 '조현성인격장애' 진단도 받았고요.
하지만 최근 3년 간 병원 치료도 받지 않고 복용하던 약도 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망상에 시달려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데, 주민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주민들은 공포에 빠졌습니다.
대체로 익숙했던 거리가 이제는 무서워 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주민들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인서트]
편하게 다니기가, 같이 다녀야 될 것 같고. 혼자서 다니기가. 특히 애들이나 여성분들은 불안하죠.
그냥 선량한 시민들도 저 사람이 나를 해치지는 않을까 이상한 행동을 하면 이제 겁이 나죠.
[앵커]
이번 사고 이후에 살인예고 글이 연달아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다는데,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어제 저녁 6시 40분쯤에 오리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범행 장소를 오리역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전 여자친구가 근처에 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글이 올라오고 몇십 분 뒤에는 "금요일 서현역에서 한남 20명을 찌르러 간다"는 글이 왔는데요.
이밖에도 비슷한 유형의 살인예고글이 수십건 이상 올라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진담인지 장난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찰은 살인예고글을 올린 작성자를 추적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인분당선, 신분당선 등에 경력을 배치했습니다.
살인예고글은 아니지만 특정 지역에서 흉기난동이 발생했다는 가짜뉴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이준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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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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