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세 "악귀, 그간 쌓아온 이미지와의 싸움이었다…직접 만난 무속인 도움 돼"[TEN인터뷰]

김서윤 2023. 8. 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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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서윤 기자]

오정세./프레인TPC

"제가 쌓아온 이미지와의 싸움이었어요"

배우 오정세가 또 한 번의 큰 산을 넘었다. 그간 코미디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한국형 오컬트 장르까지 소화해내며 한계 없는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배우 오정세와 SBS 드라마 '악귀'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초 지난달 31일 예정이었던 인터뷰 일정이지만, 오정세의 코로나 19 확진으로 미뤄졌다. 자가격리 기간을 마친 오정세는 밝은 표정으로 등장해 "젊어서 빨리 나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 번째 확진이라 크게 아프지는 않았다고.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산영과 그 악귀를 볼 줄 아는 남자 해상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을 집필하며 장르물의 대가로 인정받은 김은희 작가의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주목받았다.

한국적인 이야기에 오컬트 장르를 결합한 '악귀'는 통했다. 첫 방송부터 강렬한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인기는 종영까지 이어졌다. 최종회 시청률은 11%를 돌파했고, 방영 내내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한마디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흥행작이다.

오정세./프레인TPC

오정세는 극 중 귀신을 보는 민속학 교수 염해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갑갑함, 부담감 등이 있었지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물을 만난 것 같아서 좋았다"고 간결하게 종영 소감을 전했다.

염해상은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잡기 위해 애쓰는 인물. 오정세는 "해상이는 악귀를 잡아야 한다는 목적이 뚜렷했지만, 방법은 잘 모르는 안개속에 있는 듯한 상황이었다"며 "저도 해상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런 기분이었다. 해상이란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었다. 촬영하면서 해상이란 인물을 만났다. 배운 것도 있고 성장한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에서 가치 있는 작품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롭고, 쓸쓸하고, 자기만의 세상이 있는 '악귀'의 염해상. 자칫 매력 없는 캐릭터로 보일 수 도있는 설정이다. 오정세 역시 "실제로 보면 재미도 없고 매력 없는 인물일 수 있다. 다만 작가님이 써주신 서사를 쫓아가다 보면, 작품 말미에는 해상만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저만의 방식으로 해상이를 만났다"고 밝혔다.

염해상을 표현하기 위한 오정세만의 방식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해상이는 선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악귀를 쫓는 게 목적인데 중간에 다른 길로 빠지는 해상이를 보면서 물음표가 있었다"라며 "자신의 생명이 위험함에도 남을 돕고, 곁가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인물이지 않나. 저는 눈이 오면 골목길을 쓸어 놓는 등 작은 선한 행동이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 해상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리고, 그 정서를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정세./프레인TPC

주로 코믹한 연기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오정세에게 있어 '악귀'는 도전이었다. 그는 "제가 쌓아놓은 이미지와의 싸움이었다"며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밀하게 세웠다기보다는 해상이는 어떻게 살아왔을까에 집중했다. 만나러 과정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지점을 잘 찾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오정세는 귀신을 보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무속인을 찾아갔다고. 그는 "어떤 존재를 보거나 신내림을 받은 사람들을 만나 뵙고 느낀 점을 토대로 해상이를 다듬었다. 그분들은 '~같다'이렇게 말하지 않고 '~이런 일이 일어나요'라는 식의 확고한 말투를 사용한다. 해상이의 대사 톤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오정세는 '악귀' 촬영이 끝난 후 기이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이 끝나고 잠을 자다 깼다. 평소에도 눈이 침침해질 때가 있긴 했지만, 1분 정도 지나면 괜찮아졌었다. 그날도 눈앞이 조금 뿌옇게 보였다. 복도에 불이 켜져 있었는데 오른쪽 눈을 가리고 보니 불이 꺼져있었다. 반대로 왼쪽 눈을 가릴 땐 불이 켜져 있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순간 '눈에 문제가 있구나. 큰일 났다' 싶더라"라며 "증상들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실명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더라. 다음날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받았다. 눈에 염증이 생긴 거라고 했다. 잠깐 큰 공포를 겪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정세는 또 달린다. 방송 예정 차기작만 무려 10편이다. 이에 '오정세 군대 가나요'라는 유쾌한 '입대설'이 돌기도. 이날 오정세는 "많이 했구나 싶다"며 "물론 실제로 많이 했다. 2년 전 작품도 있고, 이야기 중인 작품 등도 있고 모이다 보니 많아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일하는 것보다 쉴 때 더 힘든 것 같다. 일을 해나가면서 즐거움도 있고 작품을 해나갈 때마다 나름대로 성장도 있다. 묵직하게는 1년에 두 작품 정도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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